소비 심리 악화로 유통 업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현대백화점 그룹 유통주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계열사별로 차별화된 전략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현대백화점
그룹 내 대표기업인 현대백화점은 명품과 상위 매출 고객의 비중이 높아 불황에도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증권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임영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분기 백화점 매출 중 명품 부문 비중이 약 15%에 달해 신세계 8~9%, 롯데 5% 를 웃돈다"면서 "현대백화점 영업점이 수도권에 위치해 있어 고소득층이 접근하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 명품소비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국내로 들어와 올해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매출 4조4000억원 가운데 고소득층 매출이 많은 압구정 본점, 무역센터점, 목동점의 매출이 각각 6015억원, 6320억원, 5400억원으로 전체 매출 비중의 40%에 달하기도 했다.

반면 롯데쇼핑의 경우 백화점들이 지방에 많이 위치해 있고, 신세계는 이마트가 매출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달 소비심리가 다소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세가 이어졌고, 실업률도 상승해 하반기까지 유통업황은 밝지 않다"면서도 "현대백화점은 소비 심리에 영향을 덜 받는 상위 매출 고객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유통 3사 가운데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현대H&S
현대백화점그룹의 사업지주회사인 현대H&S는 자산주로서의 매력에 영업가치도 더해졌다는 평가다.

현대H&S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42억6600만원과 303억8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9%, 320.9%씩 증가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H&S의 1분기 영업이익이 판관비 등 경비절감으로 예상치를 상회했다"면서 "세운상가 처분이익 280억원이 반영돼 순이익도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된 수입원인 법인영업과 식자재 유통은 내수경기가 안좋아져도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다"면서 "법인 투자 활성화 등으로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법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어서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꾸준히 이익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남옥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 1분기 현대H&S는 보유 중이던 세운상가를 서울시에 팔아 28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면서 "매각 후 현대H&S의 실질 보유현금만 13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내수 관련 업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고, 추가적인 부동산 및 현대엘리베이터 나머지 지분 매각으로 차익이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같은 장점이 부각되며 현대H&S 주가는 최근 6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지난 한 달간 26% 올랐다.

◆현대DSF
울산에서 백화점 영업을 하고 있는 현대DSF도 펀더멘털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여영상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DSF의 1분기 실적은 매우 양호한 수준"이라며 "울산 지역 근로자의 연간 평균 소득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4234만원으로, 이 같은 소득 수준이 꾸준히 소매매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 애널리스트는 "소형주이기 때문에 거래량이 크지 않다는 점 등으로 과도하게 할인받고 있지만, 펀더멘털 기준으로는 국내 유통주 가운데 으뜸"이라고 말했다.

홍성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 7일 보고서에서 "현대H&S는 지방 유통주 중 매력이 최고"라며 지역 경기 호조, 비용 부담 경감 추세, 밸류에이션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임영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인 상승모멘텀 순서로는 현대백화점, 현대H&S, 현대DSF 순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상승 잠재력은 현대H&S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