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로 고가 아파트 인기가 예전같지 않은데요. 경매 시장에서도 고가 아파트 인기는 확연히 떨어지고 있습니다.감정가보다 더 싼 가격에도 주인을 찾지 못해 쌓여가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이번 달 수도권 지역 첫 경매가 이뤄진 서울중앙지방법원 입찰 법정. 법정 밖까지 경매 물건을 잡으려는 수요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늘 전체 91개 경매 물건 가운데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등 10억 원을 훌쩍 넘는 알짜 고가 아파트는 무려 34건. 3분의 1이 넘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어떤 거 관심있게 보고 계세요?) 빌라죠. (다세대?) 네. 다세대가 물량이 없어요. 경매에 나온 거 사면 유리한 점이 많죠." “아파트는 실수요자이어야 되지..가격이 뻔해요. 그거 해가지고 다른 매물로 바꿀 수도 없고..” 올 들어 고가 아파트 경매 물건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감정가 10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배 수준입니다. 과도한 대출 상환 부담을 못이긴 매물들이 강제 경매에 부쳐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뛰어난 입지의 물건이 나와도 주인을 찾지 못해 수차례 유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달 낙찰가율도 작년에 비해 9.4% 떨어지는 등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실제 감정가 18억 원의 서울 목동 신시가지 154㎡짜리 아파트는 두 번이나 유찰됐다가 지난달 14억 1천 5백만 원에 저가 낙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올 상반기가 지나면서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봅니다. “통상적으로 법원 경매 신청에서부터 진행까지 6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올 초부터 지금까지 경매 신청된 물건은 아직 경매 시장에 나오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물건들이 하반기 이후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각종 자금 부담이나 세금 규제로 경매 시장에서 실수요자들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경매 시장은 일반 매매 시장을 6개월 이상 선행하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대출 규제로 알짜 고가 아파트도 경매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수요자들의 외면 속에 앞으로도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WOW TV-NEWS 이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