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벤처캐피털 회사 DFJ가 1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 국내 정보기술(IT)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서울디지털포럼 2008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팀 드레이퍼 DFJ 대표는 7일 "자금력과 마케팅이 부족한 한국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1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키로 결정했다"며 "이미 2개 한국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DFJ가 한국 벤처기업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FJ는 아시아에서 그동안 중국 최대 검색포털인 바이두 등 중국과 인도 기업에 투자를 집중해 왔다.

DFJ가 이번에 투자를 결정한 한국 벤처기업은 비주얼 자동응답전화(ARS) 기술을 개발한 '콜게이트'와 유무선 연동 음악 솔루션을 개발한 '미니게이트'다.

투자금액은 각각 200만달러와 250만달러다.

드레이퍼 대표는 "2개 기업에 대한 투자를 시작으로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벤처기업 발굴에 나설 것"이라며 "세계 38개국에 있는 DFJ의 해외 지사를 통해 이들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것은 물론 현지 투자자 알선에도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배경에 대해 "한국에 벤처붐이 불었던 1990년대 말에 비해 벤처캐피털 투자가 시들해진 지금이 오히려 수익률이 더 클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드레이퍼 대표는 "이번 펀드 조성을 계기로 한국을 해외 주요 투자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985년 창립된 DFJ는 현재 자산 규모가 5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1998년 주요 투자 기업이었던 핫메일이 4억달러에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되며 미국 벤처캐피털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