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단에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등장했다.
채용설명회에 이례적으로 그룹 오너가 직접 나선 덕분일까.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300여 좌석을 가득 메웠고 일부는 통로에 서서 설명을 들었다.
공학관 앞 주차장에는 굴착기와 휠로더 등 두산인프라코어가 만드는 중장비도 전시됐다.
식음료 기업에서 중공업회사로 거듭난 두산의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의도다.
두산그룹 최고 경영자들이 우수한 대졸 신입사원을 뽑기 위해 대학 캠퍼스로 총출동했다.
박 회장은 이날 채용설명회에서 회사 현황을 파워포인트 자료를 통해 직접 설명한 뒤 "인재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두산으로 오라"고 강조했다.
같은 시각 두산그룹 '오너 4세'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은 연세대학교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최승철 부회장과 김용성 사장은 각각 고려대학교와 한양대학교에서 채용설명회를 가졌다.
박 회장은 서울대 채용 설명회에서 "두산은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빠르게 성장해 왔으며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고자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설명이 끝난 뒤 학생들의 질문이 활발하게 이어졌다.
"10년 후쯤 두산이 어떤 평가를 받는 기업이 되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박 회장은 "사람들로부터 '저 기업은 정말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인재를 다루는 방식이 다르구나'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프레스티지(명성)만을 취업의 잣대로 삼는다면 두산에 오지 않아도 좋다"며 "다만 두산은 앞으로 글로벌 기업이 될 것이고 이 과정에 참여해 회사를 같이 만들어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두산을 선택해 달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두산의 기업 인수합병(M&A) 전략에 대해서도 꼼꼼히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두산은 단순히 기업 규모를 키우기 위해 M&A를 하지는 않는다"며 "두산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갖고 있고 합병 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경우에만 인수를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서는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가치를 따져서 적절한 금액을 제시할 뿐 절대 오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올 상반기 중 200명가량의 4년제 대학(대학원 포함) 졸업자 및 졸업 예정자를 선발한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