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공격적으로 팔아왔던 외국인이 최근에는 매도물량을 급격히 줄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미국 어닝시즌이 본격화된 4월 중순부터는 오히려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미국 신용경색이 완화되면서 한국 관련 펀드에도 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1조26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같은 순매도는 4개월 연속 지속된 것이지만,매도규모 자체는 3월(2조404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외국인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공포가 엄습하자 올 들어 1월 8조9452억원,2월 2조735억원어치 등 주식을 대량 순매도해왔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17일 이후부터는 4869억원어치를 순수하게 사들이고 있다.

윤석 크레디트스위스 리서치센터장(전무)은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을 두고 베어마켓랠리(경기침체 속 일시 상승)와 상승추세 전환으로 보는 쪽으로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실탄도 늘어나고 있다.

대신증권이 세계펀드 동향을 조사하는 전문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중 아시아(일본 제외)펀드 등 한국 관련 4개 뮤추얼펀드로 6억81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지난 3월에는 8억7700만달러가 순유출됐었다.

특히 아시아펀드와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에 각각 5억2400만달러,1억3200만달러가 순유입되며 자금 유입을 주도했다.

최재식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한국 관련 펀드자금의 순유출은 지난 1월을 정점으로 완화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한 달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순매수는 주로 은행 전기전자 등에 집중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1574.44)를 기록한 3월17일 이후 지난달 말까지 외국인은 국민은행을 3080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국민은행 주가는 이 기간에 24.8% 올랐다.

외국인은 이 밖에 신한지주,삼성전자,SK텔레콤,LG전자,LG화학,삼성카드 등도 1000억원 이상 사들였다.

반면 현대중공업 하이닉스 두산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중국 관련주는 20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