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HSBC와 맺은 외환은행 매매계약이 어느 시점까지 완결되지 않는다면 모든 가능성을 고려할 것"이라고 30일 말했다.

웨커 행장의 이 같은 발언은 HSBC와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매계약 종료 시한을 4월 말에서 7월 말로 연장했지만 7월 말까지도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론스타가 HSBC와의 계약을 파기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웨커 행장은 이날 서울 외환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계약 종료 시점(7월 말) 이전인 7월1일부터 7월7일까지 양측이 파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론스타 및 HSBC의 조직과 이사회,주주들의 이해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7월 초에 계약이 파기되는 상황이 나타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지만 그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선 이에 대해 론스타가 7월 말 이후까지 기다리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웨커 행장의 입을 빌려 표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빠른 승인을 내주도록 정부를 압박하는 카드인 동시에 HSBC로 하여금 인수 승인을 받기 위해 더 노력하라는 압력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계에선 만약 7월 말까지 승인이 나오지 않으면 론스타가 HSBC와의 계약을 또다시 연장하기보다는 계약을 파기하고 재입찰이나 분할 매각 등의 방식을 통해 외환은행 지분(51.02%)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다.

웨커 행장은 외환은행 인수 후보와 관련,"외환은행의 장기 발전을 위해 국민은행이나 하나은행보다 HSBC가 인수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