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의 '팔자' 공세가 계속되면서 코스닥 지수의 상대적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3월 중순을 바닥으로 국내 증시가 회복 흐름을 타고 있지만 코스피 지수가 저점 대비 20% 가까이 오르며 작년 하반기 이후 낙폭을 절반 가량 만회한 것과 달리 코스닥 지수는 10% 남짓 반등하는데 그치고 있다.

이같은 부진의 원인은 외국인들의 공백을 메워주던 기관이 순매도로 돌아섰기 때문.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달 가량 매도 우위를 보였던 지난 3월엔 기관과 개인이 수급 주체로 나서며 지수를 끌어 올렸지만, 4월 들어서는 기관이 매도 공세를 강화하면서 지수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29일까지 기관 투자자들은 20거래일 동안 3091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30일에도 오전까지 매도행진을 거듭하다 오후 들어 소폭 순매수로 돌아서는 데 그쳤다.

현대증권 최관영 연구원은 "어닝시즌을 맞아 거래소 등 대형주들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코스닥 시장이 외면받고 있다"면서 "코스닥 시장 전반에 대한 매도라기 보다는 NHN과 다음 등 주요 종목들에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달 중순 美 구글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NHN과 다음 등 국내 인터넷주들은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제대로 약발을 받지 못했다.

특히 NHN의 경우 기우에 불과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규제 리스크나 검색 광고 성장 둔화 등에 대한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기관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단 하루를 제외하곤 줄곧 순매도로 일관하고 있다.

1분기 실적 부진으로 된서리를 맞은 다음이나 고평가 지적이 나온 메가스터디 등도 기관의 매도 공세를 피하지 못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경기가 둔화 국면에 접어들수록 중소형주들은 실적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향후 전망도 그리 좋지 못하다는 점이 코스닥 업체들이 외면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일부 펀드 환매가 일어나면서 상대적으로 그간 기관들이 관심을 보였던 시총 상위 종목들이 먼저 포화를 맞고 있는 것"이라면서 "자금이 펀드로 다시 유입되기 전까지는 중소형주들이 주목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 중소형주로까지 매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지만, 횡보 장세를 벗어나 추세가 우상향으로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지적.

실적 모멘텀 역시 중소형주들은 경기가 팽창 국면에 있어야 수혜를 받는다는 점에서 당분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동양종금증권 이도한 연구원은 30일 "대형주 대비 상대적 약세를 면치 못했던 소형주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올 1분기를 시작으로 역전 현상을 보일 것"이라면서 "코스닥을 중심으로 한 소형주들이 대/중형주 대비 장기간 소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밸류에이션 메리트도 충분히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인데다 대형 셋트업체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코스닥 부품 업종 등도 형편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기관들이 4월중 심하게 드러냈던 코스닥에 대한 냉대를 5월에는 거둬들이고 매수에 나설지 주목된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