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회사는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재 확보라는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원자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는 요즈음, 이 과제는 난제로 돌변해 경영 전반을 압박한다.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포스코로서는 원자재의 안정적 확보라는 과제의 해법을 반드시 찾아야만 한다.

박태준 명예회장이 1992년 포스코를 떠나며 "하루빨리 광산을 사라"고 경영진에게 당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포스코는 그 답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나라 밖 광산들에 적극적으로 투자 중이다.

최근 들어선 발걸음도 빨라지고 규모도 커졌다.

투자 지역도 여러곳으로 다변화하는 양상이다.

원자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는 게 포스코의 방침이다.

철광석에 대한 투자는 10년 전부터 진행해 왔다.

1998년 브라질 발레와 공동으로 2억2000만달러를 투자,연간 400만t 규모의 '펠릿'을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펠릿은 철광석을 1차 가공해 철분 함유량을 대폭 높인 고급 원재료다.

2000년 11월에는 호주 서부의 필바라 지역에 있는 C구역 광산 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호주 최대 광산업체인 BHP빌리톤과 합작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서 포스코는 연간 300만t 규모의 철광석을 25년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된다.

철강 생산에 필수적인 유연탄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훨씬 더 일찍 시작됐다.

포스코는 1981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에 있는 마운트 솔리 광산의 지분 20%를 사들인 것을 신호탄으로 △1982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의 그린힐스 광산 △2004년 호주 퀸즐랜드의 팍스리 광산 △2005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의 글레니스 크릭 광산 △2005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엘크뷰 광산 등에 잇달아 투자했다.

이런 노력으로 포스코가 해외 투자 광산에서 들여오는 원료의 비율은 철광석 15%,유연탄은 22% 정도로 높아졌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올해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우리가 투자한 광산에서 나오는 원재료의 비율을 10년 뒤 30%까지 높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최근엔 비철금속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는 이달 18일 이사회를 열어 남아프리카공화국 칼라하리 망간 광산의 지분 13%를 인수키로 결정했다.

이 광산이 위치한 노던케이프주는 세계 망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칼라하리 광산의 매장량은 적어도 200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망간은 제강 공정에서 탈산·탈황 기능이 있어 제품의 강도와 인성을 높이는 데 쓰인다.

포스코는 이 광산에서 2010년부터 연간 망간 소요량의 25%인 13만t을 조달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2012년까지 총 15억달러 규모로 운영되는 팔링허스트 컨소시엄에 2억달러를 투자했다.포스코는 이 컨소시엄을 통해 전세계 석탄·철광석광산을 개발,지분을 사들일 계획이다.

니켈과 몰리브덴 등 특수강 생산에 필요한 비철금속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남태평양 뉴칼레도니아의 최대 니켈 광석 수출회사인 SMSP와 니켈 광산 및 제련회사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2006년 체결했다.

포스코는 니켈 제련공장 건설비 3억5200만달러를,SMSP는 광권을 현물로 각각 출자해 니켈 광산과 니켈 제련 합작법인을 뉴칼레도니아와 한국에 각각 설립했다.

이 두 곳에서 연간 3만t의 니켈을 생산해 국내로 들여올 계획이다.

니켈 제련에 필요한 광석은 30년간 전량 뉴칼레도니아 광산에서 공급받는다.

몰리브덴은 미국에서 가져온다.

포스코는 작년 말 몰리브덴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미국 제너럴몰리사가 미국 네바다에 추진하고 있는 '마운틴 호프 프로젝트'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2010년부터 연간 3000t 이상의 몰리브덴을 공급받게 된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