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종금증권의 공격 경영이 증권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증권사 가운데 지점 수가 가장 많은 데다 최근에는 위탁매매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인하하는 등 전선을 확장하고 있어서다.
동양종금증권은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시장에서 최강자로 올라선 것을 발판으로 앞으로 대표적인 '자산관리형' 증권사로서 '한국판 메릴린치'가 되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0호 지점을 냈던 동양종금증권은 지난달 증권사 중 처음으로 지점을 150개로 늘린 이후 이달 들어서도 울산.전주.청주 지점 등을 개설해 총 156개로 증권업계 1위가 됐다.
작년에만 770여명 늘었던 이 증권사의 임직원 수도 지난달 말 현재 2850명으로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이에 대해 전상일 동양종금증권 대표는 "CMA 부문의 성과에 자신감을 얻어 지점과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며 "이는 자산관리형 증권사로 간다는 장기 전략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2005년 동양오리온투자증권(옛 동양오리온투자신탁)과 합병한 것을 계기로 위탁매매 위주의 영업이 곧 한계에 부딪칠 것으로 보고 자산관리형 증권사로 발전 전략을 잡았다"면서 "지점 이름을 모두 금융센터로 바꾸고 CMA를 통한 고객 유치에 나섰던 것이 이 전략의 첫 단계"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이 같은 전략은 대성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양은 '5000만원까지의 원금 보장'이란 장점을 앞세워 최근 CMA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49만개였던 CMA 계좌 수는 2년 만에 220만개를 넘어섰고,잔액도 7조495억원으로 5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위(계좌 수는 미래에셋증권,잔액은 한국투자증권) 증권사와 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다.
CMA 빅 히트는 금융상품 판매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식형 펀드 잔액은 3조5905억원으로 2년 새 865%나 급증했다.
전 대표는 "앞으로 이 같은 성과를 발판으로 자산관리에 중점을 둔 '한국의 메릴린치'로 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온라인 위탁매매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업계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 것도 자산관리형 증권사로 가기 위한 것이라고 동양 측은 설명했다.
현재 3% 안팎인 위탁매매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이려는 것이 아니라,220만명이 넘는 CMA 고객을 낮은 수수료로 붙들어두고 이들의 자산관리를 최근 신설한 지점들이 맡도록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얘기다.
실제 동양은 온라인 수수료 인하에 맞춰 수수료 체계를 △기본형(0.019%)과 △프리미엄(0.05%) △프리미엄 플러스(0.1%) 등 세 단계로 세분화했다.
직원과의 상담 서비스 등에 높은 수수료를 적용하기 위해서다.
백도관 경영기획실 상무는 "강남의 프라임금융센터의 경우 이 제도를 시행하고 나서 며칠 만에 수수료가 높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이 전체의 60% 이상에 달해 수수료 차별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자체 평가했다.
공격 경영을 통한 동양종금증권의 '소리없는 질주'가 증권업계에 어떤 반향을 몰고올지 관심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