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형 게임기 닌텐도 'Wii' 상륙부터 돌풍… 소니.MS에 도전장

40대 초반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 주말 초등학생인 아들과 일본 닌텐도의 체감형 비디오 게임기 '위(Wii)'로 복싱 게임을 하면서 땀에 흠뻑 젖었다.

권투 장갑을 끼는 대신 위 전용 리모컨인 '위모컨'을 손에 쥐고 TV 화면을 보며 진짜 권투 시합을 하는 것처럼 '온몸 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손을 뻗어 스트레이트나 훅을 날리고 아들의 주먹을 피해 머리를 숙이거나 상체를 흔들다 보니 웬만한 운동 뺨치는 효과를 봤다.

지난 26일 국내에 발매된 차세대 게임기 '위'가 30,40대에서까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PS3),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360 등 기존 비디오 게임이나 온라인 게임에서는 볼 수 없던 운동과 다이어트,교육 등 다양한 효과를 게임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 전용 게임인 '위 스포츠'에는 테니스 야구 골프 볼링 권투 등 5개 스포츠 게임이 실려 있는데 리모컨을 움직이는 방향대로 TV 화면 상의 라켓이나 배트 등이 움직인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소모된 열량을 계산해 준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조작이 간편하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위'는 PS3와 엑스박스360이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국내 비디오 게임기 시장뿐 아니라 온라인 게임 시장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위' 게임을 하려면 게임기 외에 게임 타이틀을 별도로 사야 한다.

닌텐도는 한글판 발매에 맞춰 게임 타이틀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일렉트릭아츠(EA)의 축구 게임 '피파08',엔드리브소프트의 골프 게임 '스윙골프 팡야 세컨드 샷' 등을 발매한 데 이어 조만간 '마리오와 소닉 베이징 올림픽''말랑말랑 두뇌교실' 등을 내놓는다.

'위'에 대한 시장 반응도 뜨거운 편이다.

가격이 22만원으로 엑스박스360(29만9000원.보급형 기준)과 PS3(34만8000원) 등 경쟁 제품에 비해 싼 것도 강점이다.

용산전자상가 게임 대리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PS나 엑스박스 등 다른 비디오 게임기보다 '위'를 더 많이 찾고 있다"며 "26,27일 이틀 동안 전체적으로 1000여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닌텐도의 '위'가 국내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서 엑스박스와 PS를 제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는 일본과 북미 유럽 지역에서 엑스박스와 PS보다 더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북미에서는 작년에 629만대가 팔려 엑스박스360(462만대)과 PS3(256만대)를 눌렀다.

최근에는 '위'의 월 판매량이 PS3와 엑스박스360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아질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닌텐도는 또 한국과 중국 등의 비디오 게임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위'의 월 생산량(현재 180만대)을 오는 7,8월께부터 24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시장 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올 연말께 '위'의 누적 판매 대수가 3020만대로 예상돼 엑스박스360(2570만대)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닌텐도는 DS 제품(누적판매 140만대)으로 국내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장악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