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실적의 특징은 '반도체의 부진을 LCD와 휴대폰이 메웠다'는 말로 요약된다.

5개 사업부문 중 매분기 최고의 실적을 냈던 반도체는 글로벌 가격 약세 여파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LCD패널은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고 휴대폰도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디지털미디어와 가전도 소폭이나마 흑자를 올렸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2004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5개 사업부문에서 모조리 흑자를 냈다.


◆반도체 : D램ㆍ낸드값 약세로 영업익 급감

반도체총괄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55%나 급감했다.

이익률도 직전 분기 9%에서 4%로 떨어졌다.

2000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약세 때문.

D램 주력제품인 512Mb DDR2 가격은 1분기 내내 0.9달러 초반에 머물렀다.

8Gb MLC 낸드플래시 가격도 1월 초 3.34달러에서 3월 말 2.76달러로 급락했다.

그나마 TV와 휴대폰에 쓰이는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CMOS이미지센서(CIS) 등을 생산하는 시스템LSI(비메모리반도체) 사업부문이 선방했다.

◆LCD패널 : 분기 영업익 사상처음 1조돌파

1분기 영업이익은 1조100억원으로 삼성전자 5개 사업부문 중 최고의 실적을 냈다.

LCD패널의 분기 이익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사상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10% 증가했고,이익률은 2004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23%에 달했다.

노트북과 TV 등 패널 가격이 전분기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환율 상승에 힘입어 이익규모가 늘었다.

전체 패널 판매량은 직전 분기(2290만대)와 비슷한 2280만대였다.


◆휴대폰 : 3분기 연속 두자릿수 이익률

LCD와 함께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호조를 이끈 견인차였다.

영업이익은 9200억원으로 이전 분기에 비해 57%나 급증했다.

글로벌 기준 영업이익은 1조600억원에 달했다.

이익률도 16%로 3분기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4630만대로 전분기와 같았다.

통상 1분기에는 휴대폰 수요가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록적인 수준'이란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평균 판매가격은 141달러로 직전 분기(148달러)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DMㆍ가전 : 프린터ㆍ에어컨 판매량 늘어나

TV와 프린터,MP3플레이어 등을 생산하는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1분기 국내 본사 기준으로 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1600억원가량 이익이 늘었다.

글로벌 기준 영업이익은 2100억원이었다.

LCDㆍPDP TV 판매량은 전분기 3200만대에서 2300만대로 28%나 줄었지만 프린터 판매량은 전분기에 비해 15% 늘었다.

이 밖에 생활가전도 1분기에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2005년 2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분기에 에어컨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매출과 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