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의 1분기 실적이 대체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해외재고와 부채 등 여러 요인으로 불안감이 완전 해소되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영업이익 턴어라운드 '환율' 덕

기아차는 25일 1분기 영업이익이 1019억78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흑자전환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3조718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 감소했고, 당기순손실도 248억원을 기록해 적자가 지속됐다.

시장 기대치 매출액 3조8401억원, 영업이익 460억원과 비교해 매출은 기대치에 못미쳤으나 영업이익은 2배 이상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날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원가절감 노력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지금처럼 분위기가 좋은 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의 분석은 싸늘하다.

기아차의 1분기 실적은 결국 환율효과일 뿐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단순하게 계산해 보면 1분기 손실감소폭까지 합해 전분기보다 1760억원 개선된 실적 중에서 1100억 정도가 환율때문에 발생했고, 나머지 600억원이 원감절감 노력때문 아니냐"고 지적했다.

환율이 900원대에 머물렀다면 1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기아차 측은 "1분기에는 해외재고를 감안해 수출을 늘리지 못하는 측면이 있어 매출실적은 만족하고 있다"면서 "다만 내부적으로도 환율 부분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있는 만큼 2분기 이후에는 원가절감 노력을 더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투자자들은 빠른 실적회복을 기대하고 있는데 비해 기아차 측은 '모닝'의 판매신장만 강조하고 있어 차종별 믹스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아울러 해외재고와 부채증가도 뜨거운 감자로 제기됐다.

3월말 기준 기아차 부채는 8조258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00억원 증가했다. 이중 같은 기간 순차입금 증가액만도 2940억원에 이른다.

특히 유로화 부채가 10억유로에 달하면서 외화환산손실이 2690억원에 달해 당기순손실 지속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대해 김득주 기아차 재무관리 실장은 "유로화 부채 평가가 1분기에 전액 반영됐기때문에 유로환율이 변동이 없을 경우 2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이 모두 당기순이익으로 잡힐 수 있을 것"이라며 "부채 역시 올해 총 차입 규모는 지난해 절반이하로 떨어져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원자재가 상승이 최대 '난관'

기아차는 올해 2분기에는 전분기보다 5만대 많은 판매신장을 이루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 연 3%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차 측은 그 근거로 내수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고, 원가절감 노력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새로운 차종들의 시장반응이 좋고, 환율도 일정부분 기여해 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대 난관은 원자재 가격상승분을 어떻게 소화해 낼수 있을 것인가에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용대인 한화증권 연구원은 "환율과 원자재가 상승 등 외부변수가 너무 많아 이를 기아차가 제대로 통제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매년 2분기는 1분기보다 매출이 증가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2분기에는 원자재 인상요소가 걸려있고, 그 부분을 회사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며 "재고비용과 가공비 등 원가절감을 통해 원자재가 상승분을 상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