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올림픽에 맞춰 국내 전자 업계가 중국인의 마음을 잡기 위한 '올림픽 마케팅' 체제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닻을 올린 곳은 삼성전자.삼성전자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무선통신분야 공식 후원사로 활동한다.

삼성이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8년이다.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 첫 후원사로 참가한 것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스포츠 마케팅을 '브랜드' 알리기의 주요 수단으로 사용해 왔다.

삼성의 포부는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쌓아온 스포츠 마케팅의 결정체를 보여주겠다"며 베이징 올림픽 마케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야심작도 마련했다.

올림픽 후원사를 나타내는 로고를 자체 제작했다.

공식 명칭은 '삼성 올림픽 통합 디자인 시스템'.타원형의 삼성 로고와 올림픽 오륜을 조합했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는 기업철학과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중국인들의 열망을 형상화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홍보대사'도 선정했다.

2006년부터 중국 체조선수단을 후원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중국 체조계의 '영웅'인 리우슈안을 삼성 올림픽 홍보대사로 선정했다.

리우슈안은 현재 체조 국제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홍보대사를 선정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부터다.

호주의 육상영웅 캐시 프리먼(2004년),이탈리아의 스키영웅 알베르토 톰바(2006년)가 홍보대사로 동계올림픽 등에서 활동했다.

올림픽 홍보관과 성화 봉송 등의 행사도 진행한다.

성화 봉송은 코카콜라 등 소수 글로벌 후원사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행사.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기점으로 성화봉송 공식 후원사로 참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아테네 올림픽(1100여명),토리노올림픽(1900명) 등 전 세계 3000명의 주자를 선발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1500여명의 주자를 골랐다.

삼성이 선발한 주자들은 지난 2일부터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부터 성화 봉송에 들어갔다.

특수제작한 올림픽 기념폰 출시와 함께 경기 정보를 휴대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와우(Wireless Olympic Works) 서비스도 제공한다.

올림픽 기념폰은 광택이 나는 슬림형 슬라이더 폰과 프리미엄 카드폰,울트라 에디션 3 등 모두 3종류.삼성전자 관계자는 "마케팅 활동과 함께 사회공헌도 지속적으로 실시해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베이징 올림픽은 2001년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전자는 2001년 4월 베이징 올림픽 유치를 위한 행사를 별도로 진행하며 3단계 전략을 세웠다.

첫 번째는 '프리(Pre)올림픽'.중국 국가 탁구 대표팀 후원(2004년) 등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했다.

중국 법인은 아예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올림픽을 겨냥한 프로모션 전략을 세웠다.

중국 유명 영화배우를 홍콩에서 판매되는 샤인폰의 광고모델로 영입하는 등 유명인을 통한 광고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2단계는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다.

LG전자는 중국 내 생산법인의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강화해 차별화된 제품으로 브랜드를 알려 나가기로 했다.

주요 타깃은 LCD TV 등의 평판 TV와 초콜릿폰,3G폰,스탠드형 에어컨과 같은 프리미엄 제품.LG전자는 연간 3000만대 규모로 추정되는 중국 TV 시장을 잡기 위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취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중국 지역의 브랜드 매장을 2000개로 늘릴 예정이다.

LG전자가 마련한 마지막 병기는 '포스트(Post) 올림픽' 전략이다.

장기 전략에 해당하는 이 계획은 △생산 △마케팅△인재육성 △연구개발(R&D)로 요약된다.

회사 관계자는 "철저한 중국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이번 올림픽 마케팅의 마지막 작업"이라며 "중국 국민이 사랑하는 1등 LG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