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반등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주도권은 중국 관련주에서 IT 및 자동차주로 넘어온 듯 보였다.

하루하루 지수 등락을 좌우하는 업종이 다르기는 하지만 추세적으로는 IT와 자동차, 은행이 지수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실적 발표 이후 IT주들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고, 중국 증시가 반등하면서 관련주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어 시장의 무게중심이 온전히 한쪽으로만 치우치진 않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투자주체들의 매매 전략은 엇갈리고 있고, 증시 전문가들도 상반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기관들은 IT와 자동차, 은행, 철강 등 새로운 주도주들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조선과 기계, 철강 등 지난해 맹위를 떨쳤던 업종에 베팅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25일 분석 보고서에서 "가격 부담을 덜었다는 점 등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과거 주도주에 집착하는 이유는 비교적 분명하지만 겉만 보고 함정에 빠져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미 기관과 개인의 선호도 차이가 수익률 차이로 전이되고 있다면서, 시장의 주도주는 이미 IT와 자동차주로 바뀐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증권사 김성봉 연구원은 "산업과 주식시장의 사이클을 고려할 때 가격을 기준으로 미련을 두는 것은 리스크가 큰 전략"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련주들의 경우 수주잔고가 많고 업황이 좋아 올해와 내년 모두 실적이 상당히 양호할 것으로 보이고, 현 수준에서 급락할 가능성도 높지 않지만 선반영이라는 주식시장의 속성상 지난 2년간의 강세로 주가 반영은 상당 부분 끝난 상태라고 평가.

반면 IT와 자동차의 경우 업황이 턴어라운드 초입 국면이라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기대를 가져도 될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최소한 턴어라운드가 완전히 확인되는 하반기까지는 양호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주도주는 손실이 나도 회복이 빠른 편"이라면서 "주도주가 바꼈다는 판단이 든다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非중국 관련주들의 상승 동력이었던 어닝스 모멘텀이 일부 훼손되고 있어 주도권을 뺏길 가능성도 있다"면서 "마지막 관문인 삼성전자의 실적 결과 발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단기적으로 20% 급등한데 따른 부담감을 이겨낼 정도로 향후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경기 둔화 우려를 감안할 때 시장이 신중한 반응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지원 사격을 업고 중국 증시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중국 관련주로의 교차매매 관점에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주식시장을 챙겨줄 것이란 믿음이 빠르게 모멘텀을 형성해 간다면 반등의 연속성도 그만큼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회복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그간 상대적으로 반등 국면에서 소외된데 따른 가격 메리트가 부각될 경우 중국 관련주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