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제29회 베이징 하계올림픽(8월8∼24일)이 내세우는 주제는 '하나의 세계,하나의 꿈!'(One World,One Dream)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64년 도쿄) 한국(88년 서울)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세계 스포츠 제전을 준비하는 중국인들의 각오는 대단하다.

스스로 '100년의 꿈'이라고 부르는 올림픽을 통해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이룩한 발전상을 세계에 과시하는 계기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그에따라 올림픽을 위한 준비도 한결같이 '최대' '최고' '최신'에 맞추고 있다.

올림픽에 직·간접으로 투입되는 돈만 1조5000억위안(약 213조원)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이는 올림픽 역사상 최대규모로 '슈퍼사이즈 올림픽'이라 할만하다.

베이징올림픽에는 총 28개 종목에 302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선수단 규모는 205개국 1만5000여명이다.

●경기장·공항 등 최대 규모로

중국 정부가 경기장과 훈련장 건설 등 올림픽 개최를 위해 직접 투자한 돈은 2800억위안(약 40조원).경기장 주변의 도로 건설과 도시환경 미화 등 간접 투자자금까지 포함하면 1조5000억위안에 달한다.

메인 스타디움(국가체육장) 건설에 들어간 외부 강판만 4만2000t.콘크리트 안의 철근까지 포함할 경우 11만t의 강재가 사용됐다.

9만1000여명을 수용하는 이 경기장의 특징은 관중석 건물에 단 하나의 기둥도 없다는 것.또 펜싱경기장은 지붕면적만 6만㎥다.

올림픽을 위해 최근 완공한 베이징의 서우두(首都) 국제공항 제3터미널은 면적이 98만6000㎥(약 30만평)로 인천공항 면적의 약 2배다.

축구장 170개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단일 공항으로는 세계 최대다.

이 공항에서는 연간 7600만명의 여객을 수송할수 있다고 한다.

이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오는 지하철도 올림픽 개막에 맞춰 운행된다.

●자원봉사자 50만명

경기장이나 공항의 규모만 큰 것이 아니다.

올림픽 관련 행사나 그에 참여하는 인력도 중국 특유의 '인해전술'을 연상케 한다.

올림픽 성화봉송엔 130일 동안 2만1880명이 참가해 올림픽 사상 최장인 13만7000㎞를 돈다.

5대양 6대주의 22개 도시와 중국의 113개 도시를 달리게 된다.

이는 지구를 세 바퀴반이나 도는 거리다.

자원봉사자 수도 놀랄 만하다.

조직위는 경기장 숙소 등 대회시설 안팎에서 활동할 자원봉사자 10만명과 베이징 시내 500곳에 설치된 안내센터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봉사요원 40만명 등 총 50만명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자원봉사자(6만여명)의 8배를 넘는다.

조직위는 또 대회기간 베이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50만∼80만명의 관광객에게 '1 대 1 안내 서비스'를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비스 요원 모집마감까지 두 달 정도 남았지만,이미 신청자가 3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식 후 행사에 참가하는 인원 1만명도 역대 최대규모다.

식전 행사에는 '2008대의 피아노 연주회'가 열려 장관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비인기 종목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는 국영기업 퇴직자,노동자,지역별 중·노년층으로 구성된 20만명의 응원단이 투입될 예정이다.

●티베트 사태,대기오염은 중국의 고민거리

역대 최고·최대 규모의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중국이지만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안고 있다.

티베트 독립운동으로 인한 유혈사태와 인권문제,그에 따른 성화봉송 차질,그리고 세계적 선수들이 불참요인으로 꼽고 있는 베이징의 대기오염이 고민거리다.

베이징올림픽 성화는 3월24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직후 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하는 시위대가 난입하는 소동을 겪었고,파리에선 시위대와의 충돌 과정에서 성화가 꺼지는 등 마찰이 계속됐다.

인권문제를 들어 개막식에 불참하겠다는 정상도 늘고 있다.

27일 서울,28일 평양을 거친 성화는 에베레스트산을 넘어 유혈시위 사태를 겪은 티베트를 통과할 예정이어서 다시 한 번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또 마라톤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에티오피아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가 베이징시의 심각한 대기오염을 이유로 올림픽 마라톤에 불참을 선언하자 여자테니스 세계 1위인 쥐스틴 에넹(벨기에)도 그에 동조하는 등 세계적 선수들이 잇따라 불참의사를 표시하고 있어 자칫 '90점짜리 대회'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베이징시 당국은 대회기간 차량 2부제 도입,각종 건물공사 중단,매연배출 공장 가동 중지,인공 강우 등을 계획하고 있으나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미지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