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열리는 보름 동안 60억 세계인의 눈은 일제히 개최 도시로 쏠린다.

자국팀을 응원하고 축제 분위기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도 개최 도시로 몰려든다.

2008 베이징올림픽은 한국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인 베이징에서 주요 경기가 진행돼 특히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그 열기를 현장에서 느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림픽 패키지 상품은 없다

올림픽 경기도 보고 주변 관광명소도 구경하는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기는 힘들 것 같다.

대한올림픽위원회 공식 후원사로 경기장 입장권을 독점 판매하고 있는 세방여행도 패키지가 아닌 에어텔식 상품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안내 없이 입장권과 항공,호텔만 예약해주는 방식이다.

올림픽 기간 중 시내 교통을 전면 통제한다는 소식이어서 단체관광버스가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어텔식 상품구성 역시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회기간 베이징 호텔방이 부르는 게 값이기 때문이다.

7,8월 성수기의 시내 5성급 호텔이 3박4일 일정에 보통 150∼300달러였다면 올림픽 기간에는 하루에 그 값을 다 받는다고 보면 된다.

호텔에 따라서는 평상시의 3~4배,최고 10배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호텔들은 요금을 정확히 확정하지도 않고 있다.

세방여행도 중국 호텔 측에서 턴키 방식으로 거액을 요구하고 있어 고민 중이다.

항공료도 무척 비싸다.

대한항공의 8월9∼15일 인천∼베이징 1년짜리 왕복항공료는 71만원.한여름 극성수기 고객이 몰리는 '뜨거운 날'의 60만원 선에 비해서도 턱없이 높다.

물론 유효기간 한 달짜리(52만원 선),보름짜리(34만∼41만원)도 있고 여행사가 단체로 받는 그룹요금 티켓(30만원 선)도 있지만 좌석을 잡기 힘들다.

여기에 유가에 따라 변하는 유류할증료(12만원 선)와 각종 세금(4만3000원 선)을 포함한다면 1년짜리일 경우 항공료만 거의 90만원에 육박한다.

만에 하나 에어텔 상품을 구성한다고 하더라도 평년 성수기의 100만원짜리가 200만∼30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계산이다.

패키지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세방여행의 김기택 과장은 "100만원짜리 패키지 상품이 400만원까지 나오게 돼 있는 구조"라며 "이는 기업을 대상으로 세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공항이나 항구에서 받는 도착비자(별지비자)도 발급이 중단되는 등 불편한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에 따라 주요 여행사들은 올림픽 기간 중 베이징 패키지는 물론 에어텔 상품까지 구성을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하이난,장자제,주자이거우 등 올림픽 경기와 상관없는 유명 관광지로 여행수요를 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베이징올림픽에 딱 들어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별여행도 부담스럽다

축구처럼 한국팀 주요 경기의 입장권이 생겨 꼭 가야 한다면 해당 날짜의 항공 티켓과 호텔방을 인터넷을 통해 직접 잡는 방법이 있다.

이 역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여행사의 에어텔상품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베이징에 친척이나 사업체가 있어 방을 해결할 수 있고 저렴한 민박이라도 잡을 수 있다면 좀 낫다고 할 수 있다.

베이징의 호텔 대부분이 올림픽 기간 일반인을 위한 객실요금란을 비워두고 있지만 지금 당장 예약이 가능한 호텔도 일부 있기는 하다.

호텔패스 등 호텔예약 사이트를 찾아 들어가면 된다.

한국 남자축구(8월7ㆍ10일)의 경우 친황다오에서 열리는 데 2시간 거리인 베이징에 숙소를 잡으면 된다.

베이징공항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5성급 보야호텔의 경우 8월 한 달 2인1실 기준 1박에 429달러부터 책정됐다.

역시 축구경기가 열리는 톈진의 제네바호텔은 116달러부터,르네상스 톈진호텔은 449달러부터로 평소보다 4배나 비싼 요금을 제시하고 있다.

상하이의 스카이웨이 랜디스호텔은 130달러부터,르 로열 메르디앙은 276달러부터,베스트 웨스턴 뉴 센추리호텔은 118달러부터 예약할 수 있다.

그나마 항공편은 많다.

베이징의 경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중국동방항공,중국국제항공,중국남방항공이 매일 오전 8시35분(아시아나항공)부터 오후 7시(대한항공)까지 한 편 이상 운항한다.

물론 비자는 미리 받아두는 편이 좋다.

비자발급 기준이 벌써부터 크게 강화돼 출발일 임박해서는 비자를 받아 들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다.

◆끝까지 기다리면 '기회'가 올 수도 있다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면 뜻밖에 저렴한 비용으로 올림픽 구경을 할 가능성은 있다.

물론 경기장 입장권이 있다는 전제 아래서다.

지금은 턱없이 비싼 호텔방이 차지 않아 한꺼번에 평상시 요금으로 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중국팀 관계자는 "상당수의 베이징 호텔들이 기대만큼 방을 팔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다국적 기업의 마케팅 수요를 제외한 실질 베이징 여행수요가 뚝 떨어지면 항공권도 세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