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삼성그룹이 파격적인 경영 쇄신안을 내놓았다.

뉴욕 증시가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시장 흐름에서 살짝 비켜서 있는 듯한 이 뉴스가 투심을 흔들어놨다.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던 일부 관련주들은 급락을 면치 못했고, 지수 역시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의 경영 쇄신이 장기적인 시각에선 긍정적인만큼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23일 대신증권 곽병열 선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일부 계열사들의 주가 흐름은 이번 쇄신안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개별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 등의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전략기획실의 해체와 은행업 진출 포기 등 그룹 리스크의 완화 시도는 각 계열사의 자율 경영 및 투명경영 시스템을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주주가치 제고 역시 가능하며, 국내 대표 그룹의 발전적 진화가 여타 기업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곽 연구원은 "이번 쇄신안은 과도기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의 확립과 순환출자 해소를 통한 지배구조의 선진적 변화 여부 등이 향후 삼성 관련주의 선전을 점치는 잣대가 될 것"이라면서 "선도적인 지주사 전환으로 그룹사의 효율적 자원 배분과 투명성 제고에 성공한 LG그룹의 활약이 눈여겨볼만한 사례"라고 밝혔다.

한편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에 대한 특검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삼성 그룹주의 절대, 상대 시가총액은 증가했다"면서 시장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한국의 부도 리스크를 나타내는 지표가 지난 3월 중순을 기점으로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면서, 특검과 지금까지 진행된 일련의 과정들이 삼성 그룹이나 주식시장에는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풀이.

삼성의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점은 이미 주가에 녹아있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경영 공백은 크게 우려할 부분이 못된다는 게 이 연구원의 지적이다.

또 경영 일선에서의 후퇴 정도를 가지고 기업 경쟁력 약화나 그룹 운명의 위기로까지 확대해석하는 것 또한 너무 멀리 나간 걱정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전날 삼성의 쇄신안 발표 후 제기된 삼성그룹이나 증시의 방향성에 대한 우려는 특검이 진행되는 동안 앞서나갔던 걱정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면서 "삼성의 쇄신안 발표가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기업 펀더멘털 외적인 부분에 주목하던 흐름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는 의미를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