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해외 첫 순방을 마치고 어젯밤 늦게 귀국했습니다. 6박7일간 이어진 방미. 방일 성과를 결산해 보겠습니다. 이성경 기자 나와 있습니다. 우선 어제 열린 한일 정상회담 결과부터 짚어주십시오.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일본 정상과의 만남에서도 두 나라의 미래지향적 관계 설정과 함께 자유무역협정 등 경제현안이 비중있게 논의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고 양국 관계를 한층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두 정상은 수시로 상대국을 오가며 현안을 협의하는 정상간 셔틀외교를 복원하기로 했습니다. 한일 정상간 셔틀외교는 지난 2004년 합의됐지만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합의 1년만인 2005년6월에 중단된바 있습니다. 특히 이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는 일본이 할 일이고 우리가 미래로 가는데 제약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한발 더나아가 천황, 즉 일왕이 한국을 방문 못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해 일왕을 초대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과거사에 얽매어 미래로 가는 길을 늦출수는 없다는 평소 이대통령의 대일외교 원칙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경제분야에서는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한일정상은 실질적인 경제협력을 강화한다는데 합의했습니다. 특히 한일 FTA가 양국의 경제관계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FTA 협상 재개를 위한 실무협의를 6월중에 열리로 했습니다. 또 고질적인 대일 무역적자를 완화하는 동시에 일본의 한국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한국에 부품소재 전용공단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와함께 한일 취업관광 사증 제도, 즉 워킹 홀리데이를 확대하는 한편 한국에서 일본으로 유학가는 학생의 경우 부품소재 산업에 중점을 두기로 했습니다. 특히 이대통령은 새로운 한일 관계를 만드는데 기업인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것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초청 간담회에서 두 나라의 기업인에게 특별히 당부한 것입니다. 복잡한 한일 관계를 정치적으로 풀면 더욱 복잡해 지는 만큼 경제적인 측면에서 상호이익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매듭을 풀자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한미 정상회담 만큼이나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보수-진보 양진영이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나라당 등 보수진영은 미래지향적인 대일외교를 펼쳤다며 높이 평가한 반면 통합민주당 등 진보진영은 대통령의 대일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다며 공세의 날을 세웠습니다. 사실 한일 관계가 한미 관계 보다 더 민감한 사안인데다 경제 현안인 한일 FTA도 상황이 그리 간단치가 않습니다. 세계 최강의 제조업 대국인 일본과 무관세로 맞붙을 경우 가뜩이나 심각한 대일 무역적자가 더 악화될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본의 농수산물 시장이 빗장을 열지 않는다면 우리로서는 얻을 것이 없는 형편인데 일본 정부 역시 농업 문제에 관한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4년말 한일 FTA 협상이 중단된 것도 일본 농업시장 개방 폭을 두고 두 나라간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어제 두 나라 정상간에도 묘한 신경전이 있었습니다. 후쿠다 일본 총리는 FTA의 필요성을 여러번 거론했지만 이 대통령은 실질적 경제협력이 우선이라며 즉답을 피했다고 청와대측은 전했습니다. 이번 방미.방일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어떤 결론을 얻을수 있습니까? 한미동맹을 격상시키는 기초를 닦았고 한일관계에서도 미래지향적 협력관계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이대통령이 평소 표방했던 실용외교가 돋보였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경제분야에서 한미-한일 FTA의 불씨를 되살리고 미국의 경우에는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 일본의 경우에는 부품소재 전용공단이라는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다만 미국-일본 양국 정상회담에 걸쳐 논란이 될수 있는 민감한 사안을 의도적으로 회피한 측면이 있어 앞으로 정상간의 합의내용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됩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한일 FTA 재개가 과연 국익에 부합하는지를 두고 국내에서 다시 검증받아야 하는 숙제 또한 남겨졌습니다. 해외순방 후 이대통령이 집중해서 해결해야할 현안은 무엇입니까? 어젯밤 늦게 귀국한 이대통령은 당장 복잡한 국내문제와 경기둔화라는 냉혹한 현실과 맞닥뜨려야 합니다. 대통령의 순방 기간동안 국내에서는 혁신도시와 대운하, 서울 뉴타운 등으로 심각한 진통을 앓았습니다. 대통령은 우선 이 문제부터 교통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CEO의 일괄사표로 반 폐업상태에 들어간 공기업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인선을 조속히 마무리짓는 것은 물론 인선 과정에서 발생할수 있는 잡음을 차단할 묘수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국내 경기둔화입니다. 거대한 경기사이클의 흐름을 되돌려 놓을수 있는 MB노믹스의 진수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첫 정상외교를 이성경 기자와 함께 결산해 봤습니다. 이성경기자 sk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