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수 40명이 오초아 1명을 못 당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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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트로피 어디에 보관합니까?"(기자)
"글쎄요,엄마가 알아서 하실 겁니다."(오초아)
로레나 오초아(27·멕시코)가 또 우승했다.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긴 리유니언GC(파72)에서 끝난 미국LPGA투어 긴오픈에서 오초아는 4라운드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청야니(대만)를 3타차로 따돌렸다.
올해 6개 대회 가운데 5개를 석권했고,4개 대회 연속우승 행진도 벌이고 있다.
통산 22승째다.
그는 "올해 4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있다"며 '그랜드 슬램' 달성에 대한 집념도 드러냈다.
올 들어 83%의 경이적인 승률을 내고 있는 오초아의 강점은 무엇일까.
약 40명의 한국(계) 선수들이 그를 능가할 가능성은 없는 것인가.
거리·정확성 독보적=오초아는 골프 테크닉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거리'와 '정확성'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한다.
평균 드라이빙 거리는 277.5야드로 랭킹 1위다.
박세리 한희원 등 한국 간판 선수들보다 15∼20야드는 더 나가는 것으로 남자 선수들에 버금간다.
그러다보니 웬만한 파4홀에서는 쇼트아이언이나 웨지로 어프로치샷을 한다.
자연히 그린적중률(81%,1위)이 높을 수밖에 없고,그만큼 버디 기회도 많아진다.
그는 시즌 시작 전 100야드 안팎의 웨지샷을 하루 3시간30분씩 집중 연습했다고 한다.
파4홀에서 세컨드샷 거리가 주로 100야드 안팎이기 때문에 '맞춤 연습'을 한 셈.그 연습의 결과는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초아는 "지난해는 그 거리에서 버디 기회를 만들 확률이 45% 정도였으나 올해는 65% 정도이며 앞으로 더 높아질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거리도 그렇지만 스코어 메이킹에 결정적인 아이언(웨지)샷이 컴퓨터처럼 정확한 것이 연승 행진의 비결이라는 얘기다.
'자신감'은 가장 큰 무기=키 168㎝인 오초아는 그다지 강인한 인상을 주는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10대 초반에 테니스 수영 배구 농구를 했으며,하프마라톤대회에서 두 차례 완주했고,산악종주경기에서는 최연소 완주 기록도 갖고 있다.
지금도 골프클럽을 놓을 땐 수상스키를 즐긴다.
만능 스포츠우먼이다.
그런 '하드웨어'를 갖춘 데다 거리가 많이 나고 정확성이 높다보니 자신의 스윙에 대한 믿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와 플레이를 해본 홍희선 프로는 "오초아는 중압감이 심한 상황에서도 여유 있어 보였다"고 말한다.
여유는 자신감에서 나오고,자신감은 강한 멘탈로 연결되게 마련이다.
오초아는 지난달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 직전 인근에 있는 '핑' 공장에 들렀다.
핑이 그의 클럽스폰서이기도 하지만,사실 그 공장에서 근무하는 300여명의 멕시칸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어느 선수가 대회 직전 그런 데 시간을 쪼개겠는가.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것은 골프의 한 덕목이기도 하지만,자신 있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한국 선수들 당분간 오초아 넘기 힘들 듯=한국 선수들은 체면이 말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이선화가 우승한 뒤로 9개월,20개 대회째 우승이 없다.
1998년 9월∼1999년 6월 '24개 대회 무승'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기간이다.
이 같은 '우승 공백'은 오초아가 급격히 무너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지속될 듯하다.
박세리 김미현 한희원 박지은 장정 등 '1세대 선수'들이 주춤하고 있는 데다,이선화 이지영 이미나 안시현 등은 여러 면에서 오초아의 근처에도 못 간다.
대학(애리조나대)을 졸업한 뒤 프로무대에 본격 뛰어든 오초아와 달리 한국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골프만 했기 때문에 '골프가 인생의 전부'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골프가 안되면 조바심이 나고,대회가 없을 때에도 골프에서 벗어날 줄 모른다.
연중 긴장해 있기 때문에 정작 필요한 순간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어쩌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한두 번 우승할 수는 있어도 당분간 오초아를 넘어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
"글쎄요,엄마가 알아서 하실 겁니다."(오초아)
로레나 오초아(27·멕시코)가 또 우승했다.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긴 리유니언GC(파72)에서 끝난 미국LPGA투어 긴오픈에서 오초아는 4라운드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청야니(대만)를 3타차로 따돌렸다.
올해 6개 대회 가운데 5개를 석권했고,4개 대회 연속우승 행진도 벌이고 있다.
통산 22승째다.
그는 "올해 4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있다"며 '그랜드 슬램' 달성에 대한 집념도 드러냈다.
올 들어 83%의 경이적인 승률을 내고 있는 오초아의 강점은 무엇일까.
약 40명의 한국(계) 선수들이 그를 능가할 가능성은 없는 것인가.
거리·정확성 독보적=오초아는 골프 테크닉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거리'와 '정확성'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한다.
평균 드라이빙 거리는 277.5야드로 랭킹 1위다.
박세리 한희원 등 한국 간판 선수들보다 15∼20야드는 더 나가는 것으로 남자 선수들에 버금간다.
그러다보니 웬만한 파4홀에서는 쇼트아이언이나 웨지로 어프로치샷을 한다.
자연히 그린적중률(81%,1위)이 높을 수밖에 없고,그만큼 버디 기회도 많아진다.
그는 시즌 시작 전 100야드 안팎의 웨지샷을 하루 3시간30분씩 집중 연습했다고 한다.
파4홀에서 세컨드샷 거리가 주로 100야드 안팎이기 때문에 '맞춤 연습'을 한 셈.그 연습의 결과는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초아는 "지난해는 그 거리에서 버디 기회를 만들 확률이 45% 정도였으나 올해는 65% 정도이며 앞으로 더 높아질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거리도 그렇지만 스코어 메이킹에 결정적인 아이언(웨지)샷이 컴퓨터처럼 정확한 것이 연승 행진의 비결이라는 얘기다.
'자신감'은 가장 큰 무기=키 168㎝인 오초아는 그다지 강인한 인상을 주는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10대 초반에 테니스 수영 배구 농구를 했으며,하프마라톤대회에서 두 차례 완주했고,산악종주경기에서는 최연소 완주 기록도 갖고 있다.
지금도 골프클럽을 놓을 땐 수상스키를 즐긴다.
만능 스포츠우먼이다.
그런 '하드웨어'를 갖춘 데다 거리가 많이 나고 정확성이 높다보니 자신의 스윙에 대한 믿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와 플레이를 해본 홍희선 프로는 "오초아는 중압감이 심한 상황에서도 여유 있어 보였다"고 말한다.
여유는 자신감에서 나오고,자신감은 강한 멘탈로 연결되게 마련이다.
오초아는 지난달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 직전 인근에 있는 '핑' 공장에 들렀다.
핑이 그의 클럽스폰서이기도 하지만,사실 그 공장에서 근무하는 300여명의 멕시칸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어느 선수가 대회 직전 그런 데 시간을 쪼개겠는가.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것은 골프의 한 덕목이기도 하지만,자신 있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한국 선수들 당분간 오초아 넘기 힘들 듯=한국 선수들은 체면이 말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이선화가 우승한 뒤로 9개월,20개 대회째 우승이 없다.
1998년 9월∼1999년 6월 '24개 대회 무승'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기간이다.
이 같은 '우승 공백'은 오초아가 급격히 무너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지속될 듯하다.
박세리 김미현 한희원 박지은 장정 등 '1세대 선수'들이 주춤하고 있는 데다,이선화 이지영 이미나 안시현 등은 여러 면에서 오초아의 근처에도 못 간다.
대학(애리조나대)을 졸업한 뒤 프로무대에 본격 뛰어든 오초아와 달리 한국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골프만 했기 때문에 '골프가 인생의 전부'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골프가 안되면 조바심이 나고,대회가 없을 때에도 골프에서 벗어날 줄 모른다.
연중 긴장해 있기 때문에 정작 필요한 순간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어쩌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한두 번 우승할 수는 있어도 당분간 오초아를 넘어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