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 감독이 각본, 연출, 제작을 맡은 '스피드 레이서'의 개봉(5월8일 전 세계 동시)을 앞두고 내한한 비(정지훈.26)가 21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 밝혀도 되나 모르겠는데 (이 영화가)성공한다는 전제로 3편까지 계약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는 "감독이 ('스피드 레이서' 1편) 이후의 상황을 자세히 말씀해주진 않았지만 뭔가 있는 것 같았다"고 언급했다.

비는 "'스피드 레이서'를 찍을 때 조연급이었지만 "절대 기죽어선 안된다"고 가슴 속 깊이 되뇌이며 정말 열심히 했다"고 털어놨다.

레이스 장면을 찍을 때는 가죽 수트를 입고 운전대만 있는 그린 스크린에서 연기하다보니 참기가 어려울 정도로 더웠지만(체감온도가 30도 이상) 다른 배우들과는 달리 한 번도 쉬지않고 찍었단다.

열심히해서인지 나중에는 시나리오상 내가 없는 장면에서도 '레인, 좀 나와줘야겠어'라고 해 촬영을 더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비는 '스피드 레이서'에서 주인공 스피드(에밀 허시 분)와 함께 레이싱 승부를 조작하려는 세력과 맞서 싸우는 '태조 토고 칸'으로 등장한다.

기업의 후계자로서 선대가 일군 기업을 지키려는 태조 토고칸은 근성과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여기서 '태조'는 조선의 왕, '칸'은 몽골의 왕을 뜻하며 '토고'는 그냥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는 "스태프들과 밥 먹으면서 한글을 써 보여주며 '멋있지 않느냐'고 자랑했더니 한글로 '태조 토고칸'이 들어가게 됐다"는 사연도 들려줬다.

비는 또 함께 작업한 에밀 허시, 매튜 폭스, 수전 서랜든, 존 굿맨 등 쟁쟁한 할리우드 스타들은 생각보다는 너무나 열려 있는 배우들이었다고 소개했다.

수전 서랜든의 경우 비가 어렸을 때부터 팬이었는데 그런 그가 자신의 CD에 사인해달라고 했고 또'이번 영화가 성공의 첫걸음이길 바란다'는 편지도 보내왔다며 즐거워했다.

그러면서도 비는 "야구로 말하면 마이너리그의 주전보다는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이 되고 싶어하는 선수로 보이고 싶다"며 이번의 '스피드 레이서'를 계기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음하겠다는 꿈을 드러냈다.

비는 현재 베를린에서 찍고 있는 '닌자 어새신' 촬영이 7월 말께 마치게되면 가을에는 아시아 팬들을 위해 특별 앨범을 만들 계획이며 내년쯤에는 한국 작품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