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성사 여부는 앞으로 금융기관 적대적 M&A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이 최근 제일화재의 지분 4.2%를 인수, 메리츠그룹은 모두 11.47%의 제일화재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메리츠화재는 적대적 M&A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이같은 M&A 전략은 금융업계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라는 게 증시전문가의 분석이다.

18일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이번 보험사간 M&A를 통해 몇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신 정부하에서의 감독당국의 M&A에 대한 시각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서 연구원은 "은행, 증권, 보험의 M&A에 따른 대주주 변경은 감독당국의 허가 사항으로 이번 M&A에 대해 감독당국은 어떤 형태로든 결정을 내려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신 정부 금융정책의 기본 성격은 M&A를 통한 금융기관의 대형화에 매우 우호적인 반면, 기존 대주주의 권리 또한 최대한 보호하려는 의지가 강해 어떤 결정을 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또 감독당국이 이를 허용할 경우, 향후 금융기관 적대적 M&A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서 연구원은 "메리츠그룹의 제일화재 적대적 M&A를 허용한다면 지분율이 낮은 여타 금융기관의 M&A도 동시 다발적으로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금융기관이 적대적 M&A가 어려웠던 이유는 대규모 차입을 통한 경영권 방어가 가능한 데다가 감독당국도 적대적 M&A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시각을 보여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상대적으로 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PBR(주가순자산비율)이 과도하게 낮은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M&A 가치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서 연구원은 권했다.
제일화재 적대적 'M&A'가 주는 시사점
제일화재 적대적 'M&A'가 주는 시사점
자료: 와이즈에프엔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