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환시장에 잘못된 세력이 있는데 정부가 방치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으며 투기세력이 있으면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16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4T 최고경영자 과정 총원우회가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개최한 조찬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히고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원화 환율 하락에 대비해 환헤지를 권유하고 있는 시중 은행들을 겨냥,'사기세력(강 장관은 이를 'S기세력'으로 표현)'이라는 직설적인 표현을 써가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는 "투기세력보다 더 나쁜 세력은 지식을 악용해서 선량한 시장 참가자를 오도해 돈을 버는 'S기세력'"이라며 "잘 모르는 중소기업들한테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면서 환헤지를 권유해 수수료를 받아 먹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선물환 매도를 권유하고 나서면서 외화 현물시장에 달러 매도가 점증하고,이 때문에 원화 절상 압력이 더욱 거세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런 행동은 결국 원화 절상을 가속화시켜 중소기업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결국은 은행들까지 손해를 보게 할 뿐인 만큼 자제하라는 메시지로 해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경상수지가 외환위기 직전과 마찬가지로 매년 반토막이 나면서 악화하고 있는데도 원화 가치는 절상됐다"며 "과거 5년간 엔화가 14.5% 절상됐는데 원화는 무려 45.8% 절상된 것이 잘 된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제주도에서 골프 치는 것보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치는 게 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말해 지금의 환율 수준이 비정상적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강 장관은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관련,"지난해 세계잉여금 15조3000억원 중 국가부채 상환 5조원을 제외한 10조원을 바탕으로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규모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