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비스,온라인게임,컴퓨터 백신 등 국내의 주요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산업이 해외 유명 업체들의 잇따른 진출로 위기를 맞고 있다.

1996년 '바람의 나라'로 온라인게임 시장을 열었던 '게임 종주국' 한국의 기업들이 해외에서 힘을 잃은 지는 오래고,이제는 국내 시장마저 외국게임에 자리를 내줄 판이다.

NHN 넥슨 CJ인터넷 네오위즈게임즈 등 국내 게임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외산게임에 매달리고 있어 국산게임이 설 땅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NHN은 상반기 중에 미국 터바인의 '반지의 제왕 온라인',일본 캡콤의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온라인' 등 세계적 콘솔게임 히트작을 온라인게임으로 바꾼 외산 게임을 줄줄이 서비스할 예정이다.

일본 코에이의 '대항해 시대 온라인'으로 재미를 본 CJ인터넷은 일본 반다이의 '드래곤볼 온라인',일본 코에이의 '진삼국무쌍' 등 일본 유명 콘솔게임을 온라인게임으로 바꿔 하반기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넥슨은 미국 밸브의 히트작인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온라인게임으로 다시 만들어 1월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2006년 세계 최대 게임사인 미국 EA와 손잡고 축구게임 '피파 온라인'으로 월 10억원 안팎의 수익을 내고 있다.

PC게임 '스타 크래프트'로 유명한 미국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2004년 말 국내에 선보여 3년 동안 5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토종 온라인게임 선두주자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인터넷 서비스,컴퓨터 백신시장도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로 주춤거리고 있다.

2억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인맥관리사이트(SNS)인 마이스페이스닷컴은 이달 중순께 정식 서비스에 나선다.

안철수연구소 하우리 등 토종 업체들이 주도해온 컴퓨터 백신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이스트소프트 네이버 야후코리아 등이 외국산 백신을 내세워 공짜 서비스에 나서고서부터다.

알집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는 작년 10월 말부터 루마니아의 컴퓨터 백신업체 비트디펜더를 내세워 국내 무료 백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야후코리아도 작년 12월 말부터 비트디펜더의 컴퓨터 백신으로 무료 서비스 중이다.

네이버는 1월 말부터 러시아 컴퓨터 백신 업체인 카스퍼스키의 제품으로 실시간 바이러스 감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컴퓨터백신 1위 업체인 안철수연구소는 개인 대상 컴퓨터 백신 매출액이 2~3년째 50억~60억원으로 정체 상태인데 포털이 외국산 제품으로 무료 서비스까지 하는 바람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태/민지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