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로 급락세를 연출하던 국내 주식시장이 이달 들어 변모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으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여전히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도 강도는 연초보다 크게 약화됐으며 코스닥시장에서는 올 들어 처음으로 순매수로 전환했다. 캐피탈 리서치 앤 매니지먼트 컴퍼니(CRMC), 피델리티 펀드(FIDELITY FUNDS) 등 외국계 대형 펀드들도 코스닥 종목들을 사모으며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들어 전날까지 코스닥시장에서 1007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1월 4003억원, 2월 615억원, 3월 3762억원을 순매도하던 모습과는 다른 분위기다.

CRMC는 이달 들어 현진소재 지분을 늘리고 있다. 지난 1월 30일 1만4973주를 장내에서 매도한 이후 지난 4일 9만1284주를 다시 사들이면서부터다. CRMC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현진소재 주식 24만3108주(1.71%)를 장내에서 추가 매입했다. 이에 따라 보유 지분은 기존 73 만8384주(5.18%)에서 98만1492주(6.89%)로 확대됐다.

삼성증권은 이달초 현진소재에 대해 원재료인 인고트 가격이 30~40% 올라 수익성 악화 우려가 있었으나 단가 인상으로 부담은 대부분 전가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매출의 19% 가량이 예상되는 엔진업체와 지멘스 단가 인상으로 140억원 매출 증대 효과가 있으며, 조선 및 풍력 관련 부품의 추가적인 단가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전체적으로는 400억원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삼성증권은 추정했다 .

CRMC는 피팅류 제조업체인 태광 지분을 늘렸다. CRMC는 올들어 지난 8일까지 태광 주식 41만5858주(1.66%)를 추가 취득해, 보유지분을 기존 140만5254주(7.10%)에서 182만1112주(8.76%)로 늘렸다.

대우증권은 세계적으로 피팅 수급이 타이트해졌고 플랜트 산업의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태광의 양호한 펀더멘털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델리티는 중장비 부품 전문업체 진성티이씨 주식 81만6150주(5.10%)와 진단 바이오센서 전문기업 인포피아 주식 25만4684주 (5.09%)를 신규로 취득했다. 터치스크린 부품업체인 디지텍시스템스 지분은 추가확보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태도 변화에 대해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이 점차 수그러들면서 외국인들의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다시 증가, 이머징 마켓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