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1일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점증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발 인플레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우려 입장을 표명했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우리 증시 내부의 긍정적인 흐름에도 불구하고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점증되고 있다”며 최근 유가를 위시한 원자재가격이 반등세를 보이며 한동안 잠잠했던 원자재발 인플레 우려가 재차 불거질 조짐을 경고했다.

WTI(美 텍사스중질유) 기준 유가의 경우 미국 주간 원유 재고의 예상치 하회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으며, 상품시장의 급등의 원인을 제공했던 달러 약세 기조도 재차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옥수수와 밀 가격 급등으로 촉발된 곡물가격 급등세가 이제 쌀로 확대되는 등 전세계 증시 반등의 촉매였던 인플레 우려 완화 기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원자재가격 동향을 언급하려면 미 달러의 흐름 및 전망을 봐야 하는데, 최근 달러 약세 우려가 높지만 아직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오히려 저점이 상승하고 있는 모습은 기술적으로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하 기조와 달리, 유럽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동결을 지속해 양측의 금리차이 확대는 달러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어 언제든 달러지수의 약세 전환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봤다. 이를 감안하면 섣불리 달러의 바닥 탈출을 언급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특히 이번 주말 G7(선진 7개국) 재무장관 회담에서 적극적으로 달러 안정에 대한 공조가 논의되지 않는다면 달러 약세를 저지할 만한 안전판이 없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압력도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달러가 본격적으로 하락세로 재진입하기 전에는 단기적인 유가급등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지만, 재차 달러 약세가 수반된다면 원자재발 인플레 우려가 시장의 악재로 재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와 같이 불확실한 대외 환경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의 양호한 투자심리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전략을 견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현 시점에서 추격 매수 보다는 관망 혹은 일부 차익실현 전략이 적절하다는 의견이다.

비록 유가를 위시한 원자재 시장의 반등세가 위협적이기는 하나 아직은 본격적인 악재로 작용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 증시의 반등세 연장에 초점을 맞춰야겠지만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기에는 불확실한 요인들이 많다는 점에서 조정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여전히 박스권 하단을 1700P 전후 수준으로 보고 있어 이를 위협하는 조정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존의 견해는 유지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