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은 '박근혜의 힘'을 실감케 했다.

한나라당 소속 박근혜 이름을 내건 친박 무소속 후보들과 박 전 대표의 이미지를 활용한 '친박연대'가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내 친박 후보들이 총 43명 출마,절반 이상인 28명의 당선자를 낸 데다 탈당해 출마한 친박 무소속이 16명에 달했다.

이에 따라 친박계 당선자가 40명이 넘어 향후 정국에서 박 전 대표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한나라당 공천 탈락에 반발해 탈당,대구·부산·경북 등 영남권에 출마한 이들은 "박근혜 전 대표를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면서 친박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해 이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의 묵시적인 지원을 받은 셈이다.

친박연대 후보로 대구 서구에 출마한 홍사덕 전 한나라당 의원은 강재섭 대표의 대타인 이종현 한나라당 후보를 제쳤다.

대구 달서갑의 박종근 전 한나라당 의원도 홍지만 한나라당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친박 무소속 후보 중에서는 김무성(부산 남을),김태환(경북 구미을) 후보가 승리했다.

김무성 후보는 정태윤 한나라당 후보를,김태환 후보는 이재순 한나라당 후보를 꺾었다.

한선교 후보(경기 용인 수지) 는 친 이명박 대통령계인 윤건영 한나라당 후보를,이인기 후보(경북 고령·성주·칠곡) 도 석호익 한나라당 후보와 경합 끝에 국회행 티켓을 땄다.

이해봉 후보(대구 달서을) 도 무난히 당선됐다.

친박연대는 정당 지지율이 초반 13%를 넘나들었다.

뚜렷한 정강정책도 없이 선거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급조한 세력이 이 같은 전과를 거둔 것은 다름 아닌 박 전 대표의 영향력 때문이다.

정치를 떠났던 서청원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친박연대 대표로서 비례대표 2번을 배정받아 당선됐다.

서 대표는 "친박연대와 무소속 친박 연대가 합쳐서 교섭단체(20석)는 넘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달 한나라당 공천결과에 대해 '표적공천'이라며 공천 탈락한 친박계 의원들에게 "반드시 살아 돌아오라"고 당부했다.

지역구(대구 달성)에 칩거하는 동안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지원유세하는 대신 친박계 의원들에게 동영상을 통해 지원유세를 펼쳤다.

박 전 대표는 지역구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자신들의 측근들을 대거 당선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한나라당이 친박계의 한나라당 복당을 허용하면 박 전 대표의 힘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홍열/부산=김태현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