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드라마가 시작됐다…우즈 '그랜드슬램' 첫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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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4월 둘째주 '마스터스 위크'가 왔다.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는 10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길이 7445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71회가 열리는 동안 숱한 명승부의 산실이었던 마스터스에서 올해는 어떤 드라마가 연출될지 세계 골프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출전 선수=올해도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94명의 선수들이 오거스타내셔널GC에 발을 들여놓는다.
우즈 미켈슨 엘스 싱 스콧….이름만 들어도 곧 얼굴이 떠오르는 톱랭커들은 모두 초청을 받았다.
한국 선수로는 최경주(38.나이키골프)가 '세계랭킹 6위' 자격으로 2000년 이후 여섯 번째 출전한다.
최경주는 두 번째 출전이었던 2004년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최고성적(단독 3위)을 낸 바 있다.
오거스타내셔널GC 측은 올해 량원충(중국) 지브 밀카 싱(인도) 프라야드 막셍(태국) 등 3명의 아시아권 선수들을 특별 초청했다.
◆그랜드 슬램 도전하는 타이거 우즈=4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역사가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주목받는 마스터스는 매 시즌 처음 열려 그해 메이저대회 판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
올해는 특히 골프 역사상 단 한 명도 이루지 못한 '그랜드 슬램'(한 해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일)의 가능성이 잉태될지 주목된다.
그 주인공은 타이거 우즈(미국)다.
우즈는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미국PGA투어 9개 대회에 출전해 7개의 우승컵을 독식했다.
올 들어서도 출전 대회 4개에서 우승 세 차례,5위 한 차례 등으로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먼저 그랜드슬램 가능성을 거론했고,본인도 "일면 타당한 얘기"라며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우즈는 메이저 첫승(1997년)을 포함,마스터스에서만 4승을 올렸다.
2000년에는 4개 메이저 중 이 대회에서만 우승을 하지 못해 그랜드 슬램을 놓친 적도 있다.
세계적 도박 업체 래드브록스는 마스터스 우승자 예측 상품에서 우즈의 우승에 1.1 대 1의 배당을 내걸었다.
우즈의 우승 쪽에 1만원을 걸었을 때 우즈가 우승하면 1만1000원을 돌려준다는 것으로,우승 확률이 100%에 가깝다는 뜻이다.
우즈는 일찌감치 오거스타에 도착,지난주부터 샷 감각을 조율하고 있다.
◆승부 관건은 '유리판 그린'=오거스타내셔널GC의 그린은 유리판처럼 빠르고,브레이크가 심한 것으로 정평나 있다.
그린에서 승부가 결정되는 일이 잦아 마스터스를 '퍼트 싸움'이라고도 한다.
지난해까지 코스 전장을 늘려왔던 오거스타내셔널GC 측은 올해 더 이상 길이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전장이 미PGA투어 대회가 열리는 여느 코스보다 긴 편이지만,평균 290야드를 날리는 선수들에겐 큰 '변별력'이 없을 듯하다.
4개의 파5홀은 510∼575야드로 짧아 누구나 버디를 노릴 수 있다.
파4홀 가운데 가장 긴 11번홀(505야드)은 그린 왼편에 워터해저드가 버티고 있어 장타자들도 깃대를 직접 겨냥하기 쉽지 않다.
최근 이 대회에서 두 차례 이상 우승한 선수 가운데 닉 팔도,베른하르트 랑거,호세 마리아 올라사발,벤 크렌쇼는 결코 장타자가 아니다.
2003년 챔피언 마이크 위어도 그렇고,지난해 잭 존슨은 드라이빙랭킹 189위의 '단타자'였지만 나흘 동안 파5홀에서만 11타를 줄인 끝에 '그린 재킷'을 걸쳤다.
올해는 대회 전 비가 내려 그린이 부드러워진 데다 3,4라운드 때 비 예보가 있어 장타자에게 유리하리라는 분석이 있지만,빠른 그린을 잘 다스리는 선수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