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두 차례 샘표식품 경영참여를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이 회사의 2대주주인 마르스1호가 이번엔 주식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오는 23일까지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여 29.97%인 지분을 50%로 늘려 최대주주로 올라서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현재 최대주주인 박진선 대표 측이 우호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성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다시 불붙은 경영권 분쟁

샘표식품의 경영권 분쟁 역사는 11년 전인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박승복 회장은 97년 4월 임시주총을 소집해 이복동생인 박승재 당시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아들인 박진선 사장을 대표에 앉혔다.

이에 박승재 전 대표 측은 각종 소송을 제기하고 지분을 추가매입해 98년 8월 임시주총을 소집해 경영권 도전에 나섰지만 표대결에서 패배했다.

이후 박 전 대표는 지분을 팔고 일단 한 발 물러섰지만 박 전 대표의 다른 동생들은 지분을 계속 보유해오다 2006년 9월 지분을 마르스1호에 넘기면서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처음에 24% 지분을 인수했던 마르스1호는 추가로 주식을 매입해 29.97%까지 끌어올렸다.이후 마르스1호는 기업과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경영참여를 위해 이사진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샘표식품 측은 이를 거부해왔다.양측은 지난해와 올해 정기주총에서 다시 표대결을 벌였지만 결과는 박진선 사장 측의 승리로 끝났다.박 사장은 "샘표식품은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협력사들이 많고 이들이 우호지분으로 버티고 있어 사모펀드의 공격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르스1호 관계자는 "현 경영진의 반대로 2대주주로서는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 주식공개매수를 선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승부는 예측불허



마르스1호가 내거는 명분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다.마르스 측은 "샘표가 갖고 있는 높은 브랜드 가치와 간장 부문의 경쟁력을 감안하면 현재 회사의 주가와 영업이익은 형편없는 수준"이라며 "이는 검증되지 않은 시장에 뛰어드는 등 현 경영진의 무능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마르스는 지분을 추가확보하면 임시주총을 소집,이사회를 개편하고 전문경영인을 파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샘표 측은 "중국은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이고 간장사업만으로는 회사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려는 것"이라며 "사모펀드 측이 이를 방해하는 것은 명분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지분 전쟁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 샘표식품은 4일 상한가로 치솟아 2만2800원에 장을 마쳤다.마르스1호는 이보다 31%나 높은 3만원의 공개매수가격을 제시했다.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가격이다.

하지만 현 경영진은 지난 두 차례 주총에서 60%가 넘는 지지를 얻어 단단한 우호세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앞으로의 관심은 현 경영진 측의 대응이다.

회사 관계자는 "우호지분 단속과 자금사정 등을 감안해 역공개매수를 포함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용준/장성호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