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제 도입을 둘러싸고 71일째 파업 중인 알리안츠생명의 노사 간 대립이 결국 99명에 달하는 대규모 지점장 해직 사태로 이어졌다. 지점장 99명은 전체 지점장(285명)의 35%에 이른다. 대형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경쟁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성과 연봉제를 도입해 정착한 상태"라며 "알리안츠가 뒤늦게 성과급제를 도입하면서 노조에 발목을 잡힌 것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뒤늦게 성과급제 도입하면서…

업계 1위 삼성생명은 1999년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과급에 따른 연봉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고졸 여사원이 주로 일하는 사무직급에 대해서만 호봉제를 그대로 유지할 뿐 본사 직원,지점장,임원 등은 1년 동안의 성과평가에 따라 연봉을 차등 지급받고 있다. 지점장급의 경우 2000만~3000만원 이상의 연봉 차이가 나기도 한다. 대한생명은 연봉제와 호봉제를 병행하는데 1급 이상(차장.부장)은 모두 연봉제를 적용한다.

중소형사도 대부분 연봉제를 시행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직급별로 기준 연봉이 있고 매년 인사고과에 따라 임금이 차등적으로 인상되는 성과연동 연봉제를 시행 중이다. 동양생명을 비롯해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은 사업가형 점포장제를 도입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2005년 10월 일반 점포 지점장 105명을 모두 사업가형 점포장으로 전환시켰다"며 "그 이후 영업실적도 크게 늘어났으며 지점장들의 연봉도 평균 1.5배 이상 늘어 회사와 지점장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파업 장기화되나

이번 파업사태는 사측의 성과급제 도입과 이를 거부하는 노조의 반발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노조는 "경영진이 노조와 상의 없이 성과급제를 일방적으로 시행했다"고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했으며 일부 지점장들이 여기에 동조한 것. 그러나 회사 측은 "지점장은 단체협약상 노조원 자격이 없는데도 파업에 참여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두 달여 동안 근무지를 이탈하고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지점장을 사규에 따라 해고결정했다.

하지만 성과급제를 둘러싸고 노사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파업사태는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 노사는 지난 1일 경영위원회에서 99명의 지점장에 대해 해고 결정을 확정한 후 밤 늦게 정문국 사장과 노조 대표자가 만나 협상을 시도했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노조는 2일부터 정 사장과 이명재 부사장,주대진 영업전무 등 임원들의 자택 앞에서 해고 조치에 항의하는 집회에 돌입했다. 회사 측은 최근 노조 간부를 업무방해 혐의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