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설계 전문회사인 한국전력기술(KOPEC)이 미국 원전설계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WEC)의 원자로 설계 사업에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진 이번 진출은 미국으로부터 원전 기술을 습득한 KOPEC이 미국에 원전 기술을 역수출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KOPEC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피츠버그 소재 WEC 본사에서 송인회 사장(사진)과 바니엘 S. 리프만 WEC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신 원자로인 AP1000 프로젝트 설계에 참여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KOPEC은 2010년까지 매년 50여명의 기술자를 투입,AP1000 원전 건물과 부속시설 설계에 참여하게 된다.

이번 원전 설계 사업은 기술 인력만을 파견하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KOPEC이 직접 원전의 주요 설계를 책임지고 수행하는 패키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계약 금액은 300억원이다.

KOPEC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한국전력 등과 손잡고 해외 원전설계를 패키지 형태로 수주,사업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허영석 KOPEC 원자력사업본부장은 "미국은 현재 100여기 이상의 원전을 가동 중이고 2020년까지 원전 25기를 새로 짓기로 한 세계 최대의 원전 시장"이라며 "이번 계약은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 본부장은 또 "향후 WEC가 중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하는 AP1000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방침이어서 KOPEC도 이 지역에 자연스럽게 진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