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룹에 인수된 신흥증권이 상호를 '현대차IB증권'으로 최종 낙점했다. 당초 '현대IB증권'으로 바꾸려고 했으나 현대증권의 반발로 '차'를 끼워 넣은 것. 이에 대해 현대증권은 여전히 문제 있는 사명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신흥증권은 31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현대차IB증권' 사명 변경 안을 통과시켰다. 새 대표에 박정인 현대차 부회장을, 대표이사 사장에는 제갈걸 현대캐피탈 부사장을, 등기이사에는 신구식 기아차 재경담당 상무 등을 선임하는 안도 확정했다.

금융위원회가 신흥증권 대주주 변경신청을 승인하고 주총에서 상호 변경안 등이 통과되면서 2달 넘게 진행되어 온 신흥증권의 현대차그룹 편입은 사실상 완료 됐다.

지난 1월 신흥증권 인수를 결정한 현대차 그룹은 당초 '현대'라는 상호를 쓰기 위해 '현대IB증권'으로 상호를 변경키로 했다. 그러나 현대증권이 유사 상호로 인한 고객 혼란 등을 이유로 사명 변경에 대해 반발하면서 신흥증권의 상호는 '현대차IB증권'으로 최종 낙점됐다.

신흥증권 관계자는 "현대증권과의 관계를 최대한 감안해 상호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흥증권의 상호 변경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현대증권이 여전히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측은 '현대차IB증권'이나 '현대IB증권'이 별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동종 업계에서 현대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현대'를 상호에서 아예 빼라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법적 검토 등 다양한 수단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지난 21일 '현대IB증권' 상호 사용금지 가처분을 낸 바 있다. 이 신청은 신흥증권이 '현대차IB증권'으로 상호 변경안을 바꿈에 따라 자동 폐기됐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 그룹이 한 걸음 양보한 만큼 현대증권도 양보가 필요한 것으로 본다"며 현대증권의 강경 대응 방침이 계속될 것으로 보지 않았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11시 현재 신흥증권이 닷새째 오름세를 이어가며 전날보다 100원(0.3%) 오른 3만3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3만44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반면 현대증권은 하루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2.25% 떨어진 1만5200원에 거래중이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