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악재로 작용하는 감자(減資) 결정이 최근 주가 급등으로 이어진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외부 감사 시즌에 한계기업이 감자 결정으로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3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미디어코프는 지난 12일 보통주 20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실시키로 한 이후 급등세를 타고 있다.

감자 결정 이후 주가는 505원에서 지난 주말 830원까지 64% 올랐다.

미디어코프 관계자는 "감자 결정 이후 부실사업을 털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감자란 자본금을 줄이는 것으로,주로 재무구조가 열악하고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기업들이 실시한다.

주주 입장에서는 보유주식 수가 강제로 줄어들기 때문에 감자 결정은 보통 악재로 분류된다.

그러나 미디어코프와 같이 감자 결정 이후 주가가 오르는 곳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자강은 지난 7일 장 마감 후 20 대 1 감자를 결정한 이후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지난 주말까지 52% 급등했다.

지난달 28일 3 대 1 감자를 결정한 인디시스템도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이내 급등하면서 지난 주말까지 50% 가까이 올랐다.

이스타비(감자비율 96%)와 휴리프(93%),동서산업(90%),인피트론(80%) 등도 대규모 감자 이후 주가가 단기 급락했지만 최근 감자 결의 당시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하고 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감자로 부실을 털어낸 이후 신규 인수·합병(M&A) 등 기업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한몫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 같은 기대감만 가지고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