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외 삼성사회봉사단 사장과 김용철 변호사 소환 상황 등 추가>>
최측근 여비서 소환 `비자금ㆍ차명주식' 조사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28일 각종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이건희 회장에 대한 조사와 관련, "여러가지 확인할 사항이 있다"고 말해 원칙적으로 소환조사할 방침을 밝혔다.

특검팀은 비자금ㆍ경영권 승계ㆍ로비 등 삼성의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려면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이 회장이 직접 지시하거나 임원들로부터 보고를 받고 묵인했거나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조사 시기는 1차 연장수사 기한(4월 8일)이 임박한 시기나 2차 연장수사 돌입(4월 9일) 이후 등 몇 개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정석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조사할 방침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게 봐도 된다"며 조사 방침을 밝힌 뒤 "물어볼 것이 많다.

여러가지 확인할 사항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사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기가 곤란하다"며 적절한 시기를 놓고 고민 중임을 내비쳤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께 이 회장의 개인 비서이자 최측근의 한 명으로 알려진 박명경(47.여)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비자금 및 차명주식ㆍ계좌 등에 관해 조사했다.

박 상무는 구조본 회장실에 소속돼 오랫동안 이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수행비서로 그룹에서는 `2인자'인 이학수 부회장에 버금갈 정도로 이 회장을 잘 아는 인물이자 `베일 속 인물'로 손꼽힌다.

박 상무는 경영권 승계 의혹의 수사 대상인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사건' 등 4건의 고소ㆍ고발 사건 중 하나인 `서울통신기술 CB 저가발행 사건'에서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서울통신기술 CB 사건은 서울통신측이 1996년 11월 전환사채 30만4천주를 발행, 이재용씨와 박명경씨 등 2명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인수한 사건이다.

참여연대는 적정한 가치를 반영하지 않은 `헐값'에 CB를 이들에게 넘겼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회사 임원 8명을 고발했었다.

박씨는 `그룹 2인자'인 이학수 부회장에게 이 회사 주식 6만주를 매도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등은 당시 30대 중반이었던 비서 신분의 박씨가 거래한 주식이 실제로는 본인 소유가 아니라 차명주식이었고 매매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 주식 인수자금의 출처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특검팀은 또 비자금ㆍ차명계좌 의혹과 관련해 윤형모(54) 삼성화재 부사장을 소환해 고객에게 지급할 보험금을 빼돌려 1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조사했으며, 삼성증권 부장급 간부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와 함께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ㆍ인수' 관련 피고발인인 한용외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을 특검 사무실로 출석시켜 사채 매매 과정에서 배임 등 위법성이 있었는지 등을 추궁했다.

특검팀은 정.관계 및 법조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아직 수사할 사항이 많이 남아있으며, 주말(29~30일)에도 전략기획실 임원을 포함해 삼성측 임직원을 여러 명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로비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를 이날 오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안희 이한승 기자 zoo@yna.co.krprayerahn@yna.co.kr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