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망 '한숨' … 눈치작전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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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펀더멘털을 따져 환율을 전망한다는 건 무의미합니다.
외환당국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가 더 큰 관심이 돼버렸어요."(한 외환딜러)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최고책임자들의 상반된 환율 발언으로 원.달러 환율이 심하게 요동치면서 외환시장이 극도의 '눈치장세'에 빠졌다.
자체적인 시장 논리나 환율 전망은 뒷전이고 '정부의 의중이 뭐냐'가 매매 패턴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시장 논리가 사라졌다'는 자조까지 나오고 있다.
◆'1달러=1000원'이 대세?
딜러들 사이에선 일단 정부가 달러당 1000원 정도를 적정 환율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환율이 떨어지더라도 980선이 쉽게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1000원을 넘으면 물가가 부담되고 그렇다고 너무 밑으로 내려가면 정부 입장에선 수출이 부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지금까지 두 차례의 달러 매도 개입(3월18일과 19일)과 한 차례의 달러 매수 개입(26일)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당시 개입 시점의 환율이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달러 매도 개입 당시 환율은 대략 1020원 안팎,매수 개입 당시 환율은 980원 안팎으로 추정되며 이를 감안하면 1000원 선이 정부가 생각하는 적정 환율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7일 환율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날 정부의 달러 매수 개입 영향으로 장중 한때 11원가량 오르며 997원에 육박했지만 1000원 선에 부담을 느낀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결국 1원 오른 987원80전에 마감했다.
하루 환율 진폭이 사흘 연속 10원을 웃돌았다.
◆그래도 여전히 헷갈려
하지만 예단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많다.
또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이성태 총재가 25일 외부 강연에서 '환율이 1030원까지 갔는데 천장을 한번 테스트해본 것'이라든가 시장의 오버슈팅(단기 과열)을 지적하면서 970~980원이란 특정 범위를 언급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이성태 라인(한은이 생각하는 적정 환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물론 한은은 이 총재 발언 직후 "970~980원은 하나의 예일 뿐 적정 환율 수준을 제시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선 '평소 염두에 둔 적정 환율이 무심코 튀어나온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일명 '최중경 라인'으로 불리는 1140원을 정부의 적정 환율로 보는 시각도 있다.
1140원은 최 차관이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시절(2003~2004년) 지키려 했던 환율 방어선이다.
하지만 물가 불안 때문에 이 라인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적정 환율이야 어차피 모르는 것"이라며 "문제는 지금 시장이 시장원리가 아닌 정책 리스크에 좌우된다는 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정부의 26일 달러 매수 개입에 대해서는 "환율이 100~200원 움직인 것도 아닌데 매도 개입 후 일주일 만에 매수 개입은 해외토픽감"이라는 등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외환당국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가 더 큰 관심이 돼버렸어요."(한 외환딜러)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최고책임자들의 상반된 환율 발언으로 원.달러 환율이 심하게 요동치면서 외환시장이 극도의 '눈치장세'에 빠졌다.
자체적인 시장 논리나 환율 전망은 뒷전이고 '정부의 의중이 뭐냐'가 매매 패턴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시장 논리가 사라졌다'는 자조까지 나오고 있다.
◆'1달러=1000원'이 대세?
딜러들 사이에선 일단 정부가 달러당 1000원 정도를 적정 환율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환율이 떨어지더라도 980선이 쉽게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1000원을 넘으면 물가가 부담되고 그렇다고 너무 밑으로 내려가면 정부 입장에선 수출이 부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지금까지 두 차례의 달러 매도 개입(3월18일과 19일)과 한 차례의 달러 매수 개입(26일)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당시 개입 시점의 환율이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달러 매도 개입 당시 환율은 대략 1020원 안팎,매수 개입 당시 환율은 980원 안팎으로 추정되며 이를 감안하면 1000원 선이 정부가 생각하는 적정 환율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7일 환율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날 정부의 달러 매수 개입 영향으로 장중 한때 11원가량 오르며 997원에 육박했지만 1000원 선에 부담을 느낀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결국 1원 오른 987원80전에 마감했다.
하루 환율 진폭이 사흘 연속 10원을 웃돌았다.
◆그래도 여전히 헷갈려
하지만 예단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많다.
또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이성태 총재가 25일 외부 강연에서 '환율이 1030원까지 갔는데 천장을 한번 테스트해본 것'이라든가 시장의 오버슈팅(단기 과열)을 지적하면서 970~980원이란 특정 범위를 언급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이성태 라인(한은이 생각하는 적정 환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물론 한은은 이 총재 발언 직후 "970~980원은 하나의 예일 뿐 적정 환율 수준을 제시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선 '평소 염두에 둔 적정 환율이 무심코 튀어나온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일명 '최중경 라인'으로 불리는 1140원을 정부의 적정 환율로 보는 시각도 있다.
1140원은 최 차관이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시절(2003~2004년) 지키려 했던 환율 방어선이다.
하지만 물가 불안 때문에 이 라인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적정 환율이야 어차피 모르는 것"이라며 "문제는 지금 시장이 시장원리가 아닌 정책 리스크에 좌우된다는 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정부의 26일 달러 매수 개입에 대해서는 "환율이 100~200원 움직인 것도 아닌데 매도 개입 후 일주일 만에 매수 개입은 해외토픽감"이라는 등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