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산소호흡기 겨우 떼..호남당 탈피 몸부림"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5일 "손 발을 잘라가며 국민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변화된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 측근인 신계륜 사무총장을 비롯해 비리 전력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뒤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의 지역에 고심 끝에 당 후보를 낸 것에 언급, "당 대표로서 눈물을 머금고 죽음의 길에 돌을 던져야 했다"며 `읍참마속'의 비통한 심정을 이같이 피력했다.

손 대표는 이 대목을 말하던 도중 두 차례나 눈시울을 붉혔으며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말문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은 실신 상태에서 중환자실에 있다가 겨우 산소호흡기를 뗀 상황"이라며 "호남당에서 탈피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양당정치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해서는 "당 대표가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은 꼼수이다.

떳떳하지 못하다"며 강재섭 대표와 한나라당 입장을 비판한 뒤 "이명박 정부의 실용은 인기영합주의, 또 다른 의미의 포퓰리즘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비례대표 후보 선정이 `계파 나눠먹기'라는 지적이 많다.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을 인정한다.

모시려 했던 분들이 정치에 발을 담그겠다고 하기에 아직 토양이 척박하다.

아는 분들을 추천한 것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통합 과정에서 열세였던 구 민주당을 어느 정도 배려, 균형있는 공천을 한다는 점을 서로 양해했다.

그러나 제 개인의 정치적 역할을 해 줄 분들은 공천하지 않았다.

--비리 전력자가 신청한 전략공천 지역을 일반공천으로 전환했는데.
▲정말 커다란 아픔이 있었다.

선거를 지휘해온 사무총장이 탈당하고 나간 지역에 후보자를 공천하는게 인간적 도리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지만 공천쇄신을 끊임없이 추진한다는 대의명분에서 통절한 마음으로 죽음의 길에 돌을 던졌다.

--박재승 공심위원장 영입을 후회하지 않느냐.
▲후회하지 않는다.

정치권과 당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할 때에는 개인적 감정이야 왜 없었겠냐. 그러나 민주당을 일으켜 세우고 국민에게 신뢰를 주려는 일이기 때문에 존중해 왔다.

--수도권 공천에서는 `도로 열린우리당' 비판이 제기되는 등 공천혁명이 소리만 요란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부족한 것을 다 잘 안다.

자르기만 잘랐지 제대로 된 새로운 사람을 내보이지 않았다는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인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한 숨에 할 수는 없다.

지역주의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틀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호남당'을 탈피하려는 몸부림이었다.

수도권 공천의 부족한 부분도 산소호흡기를 매달고 있던 당 상황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지원 실장, 김홍업 의원도 탈락했는데.
▲DJ의 자제, 측근이라도 심사 기준을 정확하게 적용시켰다는데 의미가 있다.

--아직 지지율이 저조한데.
▲과거 정부의 실패에 대한 인식과 이념대결에 앞장섰던 부정적 이미지가 뿌리깊게 남아 민주당에 덮어씌워져 있다.

완전히 새로운 모습이라고 외치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

국민들이 내미는 손에도 온기가 조금씩 느껴진다.

조금씩 눈길을 주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 정책에 대한 입장은.
▲새 정부가 실용을 내세우지만 ROTC 장교 임관식을 하면서 (장교들을) 의자에 앉히고, 이것을 실용이라고 하고 있다.

실용주의가 인기영합주의나 포퓰리즘으로 가면 안된다.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는 무조건 반대하는 것인가.

▲총선 공약에 대선 제1공약이 빠진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

경제적 효과가 없고 대재앙을 가져올 대운하는 안된다는 게 총선에서 내걸 정책적 목표 중 하나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