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율이 어디까지 오를까'가 관심사였던 외환시장의 분위기가 갑자기 바뀌었다.

어느새 환율 하락을 걱정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주식 매수세가 재개됨에 따라 환율이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신권의 환위험 헤지용 달러선물 매수가 대부분 마무리된 것도 환율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과장은 "미국 베어스턴스의 매각가격 상승 소식으로 신용 경색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된 데다 역외세력의 투기적 매수세가 청산되고 있고 외환정책의 무게중심이 성장에서 물가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환율 상승 기조는 마무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신용 경색이 최악의 상황은 지나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여전히 악재들이 많아 환율이 하방 경직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경상수지 적자와 외국인의 배당금 송금 등으로 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직전 최고점인 1032원을 다시 돌파하는 급등세를 연출하는 일은 당분간 없고,그렇다고 다시 950원 선을 깨고 아래로 계속 내려가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박스권 등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향후 환율은 수출업체와 중공업업체의 수주 규모 등에 따라 저점은 950~970원 선,고점은 1000원 선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진우 NH선물 금융공학실장도 "당분간 970~100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라 장기적으론 재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