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한국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

여기에 외국계 증권사들까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놔 증시 반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외국인은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484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코스피지수가 6일 연속 오르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지난달 코스피지수 연말 목표치를 2000으로 내리며 어두운 전망으로 기우는 듯했던 UBS도 이날 '한국 증시가 낙관적인 이유'를 소개하며 '비중 확대'를 권했다.

외국계 증권사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4400억원 넘게 사들여 최근 사흘간 57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에도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 연속 사들인 적이 있으나 당시 금액은 3500억원에 불과했다.

선물시장에서도 3360계약을 순매수하며 나흘 만에 매수우위로 전환했다.

이 같은 외국인 순매수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가 진정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승원 UBS 전무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간헐적인 외국인 매수세의 90%는 숏커버링(대차거래 청산을 위한 매수) 물량이었으나 지금은 70%가 롱텀(장기 투자) 매수세"라고 전했다.

그는 "주요 매수 대상은 실적 개선이 지속될 정보기술(IT)업종과 금융시장 안정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은행주에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함춘승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대표도 "아직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사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팔 사람은 다 판 것 같다"며 "최근 미 투자은행주가 상승함에 따라 국내 은행주의 저가 매력이 커지면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장영우 UBS 리서치부문 대표는 "1991년과 2001년 미 경기 침체 시기와 현재 상황을 비교할 때 코스피지수의 하락폭이나 조정기간이 과거에 미치지 못한다"면서도 "코스피지수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이유로 과거 전 고점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8~21배에 달했으나 이번엔 13.5배에 불과했던 데다 국내 유동성이 양호한 점을 들었다.

UBS는 자동차와 IT 은행 철강 등을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지난 1월 급락장을 부채질한 골드만삭스도 이날 IT주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리며 분위기 전환에 동참했다.

이 증권사는 삼성전자 LG전자 삼성테크윈의 목표주가를 무더기로 올리며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리먼브러더스도 이날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한다며 올 1분기 가장 매력적인 종목으로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를 꼽았다.

2분기에는 이 두 종목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추가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함 대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해서는 내성이 증가했지만 아직 확실히 해결되지는 않은 만큼 바닥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박스권 흐름을 예상했다.

서정환/김재후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