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최근 충남 서산 현대파워텍 주행시험장에서 자동차 담당 기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비교시승회에서였다.
시승에 동원된 차량은 'i30 2.0'과 '골프 2.0 FSI'.둘 모두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모델이다.
i30가 골프FSI에 비해 전장은 40㎜ 길고 전폭은 15㎜ 넓지만 길이와 폭은 그다지 큰 차이가 아니다.
다만 주행성능 등에 영향을 주는 변속기는 i30가 4단(스텝게이트 타입),골프 FSI가 6단(팁트로닉) 자동을 장착했다.
비교 시승해 본 결과 연비와 소음수준 등은 'i30 2.0'이 우월했고 엔진의 힘은 '골프 2.0 FSI'가 낫다는 평가가 많았다.
골프FSI는 가속 페달을 밟자 앞으로 힘있게 튕겨 나가는 느낌에서 i30를 앞섰다.
i30의 경우 최고 출력이 6000rpm에서 143마력,최대 토크가 4600rpm에서 19㎏.m까지 발휘되는데 비해 골프FSI는 각각 150마력(6500rpm)과 20.4㎏.m(3500rpm)로 더 높다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반면 주행시 소음이나 진동(NVH)은 i30가 나은 것으로 평가됐다.
골프FSI는 시속 100㎞ 이상 고속으로 달릴 때의 소음이 훨씬 심했다.
소음이나 진동을 낮추기 보다 주행 성능에 더 역점을 두고 있는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의 특성이 골프FSI에도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차체 제어에서는 골프FSI가 앞섰다.
주행 중 빠른 회전으로 땅바닥에 놓은 기문(旗門)을 통과하며 성능을 시험하는 슬라럼에서 골프FSI 차체는 i30보다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급제동 후 정지하기까지 걸린 거리도 i30가 골프 FSI보다 조금 길었다.
급제동 거리가 짧을수록 위급사태 때 안전할 수 있다.
연비는 i30가 비교 우위를 갖고 있는 부분이다.
표준연비가 ℓ당 12.4㎞여서 친환경 차량인 골프FSI(11.9㎞)보다도 기름을 덜 먹는다.
i30는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안성맞춤인 차다.
가격 요소를 감안하면 i30는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갖는다.
i30는 풀옵션 기준으로 1711만~195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골프FSI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어 직접적인 가격비교는 힘들다.
하지만 지난해 3월 국내 단종 직전 골프FSI 가격 3640만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i30는 매력적인 가격 등을 고려할 경우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차종이라는 것이 비교 시승 참여자들의 중론이었다.
임종헌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은 "i30는 한국 시장에서 값을 내리고 무서운 공세를 펼치고 있는 수입차들을 견제하기 위한 대항마"라며 "작년 7월 출시된 이후 단숨에 준중형차 시장에서 판매 2위에 올랐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산(충남)=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