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사진작가로 해외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김아타씨(53)의 개인전이 21일부터 5월25일까지 서울 태평로 삼성미술관 로댕갤러리에서 열린다.

'방송중(On-Air)'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온에어 프로젝트''인디아'시리즈 등 동양적인 사유가 깃든 그의 작품 30여점과 영상작업 등을 만날 수 있다.

전통 사진기법에서 벗어나 충격적이고 독창적인 '찰나의 미학'을 구축해온 그의 작품 세계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김씨의 작품은 지난해 12월 미국 맨해튼 피어92에서 열린 '제1회 뉴욕 아시안 컨템퍼러리 아트페어 (ACAF NY)'에서 '온 에어 프로젝트:뉴욕 타임스 스퀘어(판매가 약 1억9000만원)' 등 14점이 147만달러(약 13억4000만원)에 팔려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사라지게 함으로써 존재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역설적인 미학을 창출해낸 작가.

1980년대 중반 '정신병자' 시리즈를 시작한 그는 '인간문화재''세계 내 존재''해체''뮤지움 프로젝트'를 거쳐 2002년부터 '온 에어''인디아'시리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온 에어 프로젝트'시리즈 중 '최후의 만찬'(140×878㎝)은 예수와 열두 제자 등 13명의 모델이 스스로의 역할을 바꿔 찍은 65장의 사진 이미지를 중첩시킨 것.예수 속의 유다,유다 속에 공존하는 예수의 잔상 등을 통해 인간의 존재 이유를 되묻는다.

'중부전선'(188×240㎝)은 비무장지대를 8시간에 걸쳐 잡아낸 작품이다.

정치적 산물로 남아 있는 50년간의 현실을 8시간으로 응축해냈다.

장시간 노출기법을 사용하면 빠르게 움직이는 동물이나 군인,군용차 등이 모두 사라진다.

시간 앞에서 부질없는 존재의 본질을 표현한 수작이다.

한 시간 동안의 섹스,두 시간의 축구경기,모터쇼 전시장,뉴욕의 도심풍경 등 다른 출품작도 '움직임이 많은 물체일수록 빨리 사라진다'는 그의 독자적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창원대 공대를 졸업한 김씨는 국내보다 미국 등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빌게이츠가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있는데다 지난 2006년에는 아시아작가 최초로 뉴욕 세계사진센터(ICP)에서 개인전을 열어 주목을 받았다.

'온 에어 프로젝트:뉴욕 타임스 스퀘어'의 판매가 1억9000만원은 국내 사진작품 중 최고가다.

그동안 국내 미술품 경매에 부쳐진 작품은 단 한 점.작년 4월 서울옥션 경매에 '온 에어 프로젝트'(188×248㎝)가 추정가 6000만~8000만원에 출품돼 5100만원에 낙찰됐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 맞춰 '김아타,뉴욕 스케치'와 '김아타,인디아 스케치'(예담)도 펴냈다.

(02)2014-655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