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급락 여파로 해외펀드가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선 가운데 중동·아프리카 펀드가 높은 수익을 올리며 '틈새펀드'로 주목받고 있다.

오일 달러를 바탕으로 이 지역 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수출 등 해외 의존도는 낮아 글로벌 증시 여파도 작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중동·아프리카 지역 펀드들의 수익률은 지난 2월 초까지 다른 해외 주식형펀드처럼 부진했으나 2월 말부터 호전되고 있다.

이 지역 펀드들의 최근 1주일(3월11일~17일) 평균 수익률은 4.79%로 베트남 지역(1.79%)을 제쳤다.

최근 1개월 수익률도 6.81%로 브라질 펀드(6.76%)와 비슷한 수준이다.

JP모간자산운용이 내놓은 '중동&아프리카주식종류자1A'는 1개월 수익률이 6.92%로 평균 17%의 손실을 기록한 해외 주식형펀드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펀드는 중동과 아프리카에 상장된 기업과 이 지역에 진출하려는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남아프리카에 대한 투자 비중이 47%로 가장 높고 터키(14%) 이스라엘(13%) 이집트(12%) 등 중동지역 비중도 높은 편이다.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이 지역 펀드는 모두 20개(전체설정 규모 5000억원 수준)로 다른 이머징 펀드에 비해 적은 편이다.

중동·아프리카 지역만 투자하기보다는 러시아 등 다른 이머징 국가와 함께 투자하는 펀드가 더 많다.

NH-CA투신운용이 작년 9월 출시한 '아프리카중동이머징유럽플러스주식'의 클래스별 4개 펀드는 러시아 폴란드 등에 함께 투자하며 최근 1개월 동안 6.8%의 수익을 내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중국 증시가 무너지며 해외 투자자들이 글로벌 증시 영향이 적은 새로운 대안 이머징시장으로 중동·아프리카 지역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올 들어 잇따라 이 지역 펀드를 출시하고 있다.

기은SG자산운용은 지난 1월 '프론티어중동주식'을 내놓았으며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도 오는 4월1일 '프랭클린MENA주식형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슈로더투신운용과 도이치투신운용도 비슷한 상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랭클린템플턴 서진희 이사는 "중동·아프리카 펀드는 오일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해당 지역이 6%대의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글로벌 증시와의 상관관계도 낮아 분산투자 목적에 적합하다"며 "이번 펀드를 출시하기 위해 두바이 현지 운용사인 알지브라캐피털과 자본제휴를 맺었고 현지 펀드 운용경력을 보유한 펀드매니저에게 운용을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