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정순균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신현택 예술의전당 사장 등 참여정부의 '코드 인사'를 이유로 퇴진 압력을 받아 온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장들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문화부는 17일 "오지철 사장을 비롯한 3명의 산하 기관장들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냈다"며 "사표 처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의 사직서 제출은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코드 인사' 논란을 일으킨 문화예술계 기관장들의 사퇴를 촉구한 이후 처음으로,다른 기관장들의 추가 사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문화부 관료 출신인 오지철 사장과 신현택 사장은 정치색이 옅은 인물들이어서 '코드 인사'와는 거리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런데도 사직서를 낸 것은 오랜 관료 생활의 경험에 비춰 '버티는 것'은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부 관계자는 "관광공사 사장은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표 처리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문화부 장관이 임명권을 가진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예술의전당 사장은 유 장관이 판단할 사항이다.

이들의 잇단 사직서 제출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사퇴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온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나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등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전망이다.

민중미술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김 위원장과 김 관장은 문화예술계 내 진보-보수 세력 간 주도권 경쟁의 한 축을 형성하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나 김 관장의 향후 거취가 '코드 인사'를 둘러싼 갈등을 푸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영화배우 문성근씨의 형수인 정은숙 국립오페라단장,신기남 열린우리당 전 의장의 누나인 신선희 국립중앙극장장 등은 거취에 대해 특별한 견해를 밝히지 않은 채 업무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1월 임기가 끝나는 강기석 신문유통원장은 "신문발전위,언론재단,지역신문발전위 등 4개 기관에 대한 통폐합이 논의 중인데 그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나가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