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 현지의 센터크레딧은행(BCC)을 인수키로 했으며 18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강정원 행장이 참석해 서명식을 갖는다고 17일 발표했다.

국민은행은 우선 이 은행의 지분 30%를 6억3400만달러(약 6312억원)에 사들이고,앞으로 30개월 내 20.1%를 추가 확보키로 계약을 맺었다.

국민은행은 "당장은 2대주주지만 추가로 지분을 매입하면 최대주주가 돼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이번 인수ㆍ합병(M&A)은 한국 금융회사의 해외 M&A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다.

지난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미국 현지은행과 교포은행을 사들일 때 투입한 돈은 각각 2900만달러와 3500만달러 수준이다.

2003년엔 우리은행이 미국에서 교포은행을 3450만달러,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BII은행의 지분을 약 700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강 행장은 이와 관련,"카자흐스탄이 원유 가스 우라늄 금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센터크레딧은행 역시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어 인수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현지 6위인 이 은행은 2005년까지만 하더라도 총자산 2조7000억원,순이익 388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엔 각각 7조원과 1000억원을 돌파했다.

강 행장은 "국민은행의 노하우와 앞선 IT(정보기술)를 접목시키면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중앙아시아 러시아 동유럽 등으로 사업기회를 확장해 나갈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민은행은 매입가격의 수준과 관련,주가순자산비율(PBR)은 30% 지분 매입기준으로 3.2배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선 금융회사 PBR가 1.5배 미만이다.국민은행은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탈리아 유니크레딧은행이 현지 5위인 ATF은행을 인수했을 때의 PBR 4.8배 수준과 비교하면 가격협상이 잘된 것이라고 자체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카자흐스탄 은행들이 미국이나 유럽으로부터 자금을 많이 차입해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정상적인 영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기열 국민은행 해외사업본부장은 "무수익 여신비율 0.6%,BIS비율 15.5% 등 재무구조가 탄탄해 리스크 요인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성과 극대화를 위해 현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화답해 최대주주인 바키베크 바이세이토프 이사회의장 및 고려인 3세인 블라디슬라브 리 은행장 등은 지분 매각대금 중 2억4000만달러를 은행에 예치키로 했다.

국민은행은 금융위원회 승인,기획재정부 신고수리 등의 절차를 거쳐 8월께 계약이 완료될 것이며 본격적인 경영권 행사는 2011년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