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비은행 금융회사인 베어스턴스에 대해 긴급자금을 지원키로 결정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당장 1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백악관과 행정부도 별도의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베어스턴스 위기가 터지기 전만 해도 18일 열리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시카고 선물시장에서는 0.75%포인트 내릴 확률이 100%로 선물가격에 반영됐다.

1.0%포인트 떨어뜨릴 확률도 56%로 높아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1.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FRB가 이처럼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유동성 위기가 확산될 경우 금융시스템 전체가 마비될 공산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 2월 소비자물가가 제자리 걸음을 한 것도 공격적인 금리인하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 등 FRB 간부들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며 사뭇 결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대폭적인 금리인하와 함께 추가 대책도 마련될 것으로 월가는 관측하고 있다.

아시아 외환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마크 파버는 "필요할 경우 기준금리를 0%까지 떨어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식의 '제로 금리'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는 얘기다.

백악관과 행정부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17일 오후 버냉키 의장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증권외환위원회 및 선물거래위원회 대표들로 구성된 자문기구인 긴급 금융시장실무그룹회의를 열 예정이다.

그렇지만 FRB의 금리인하나 행정부의 대책이 신용위기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니혼게이자이는 16일자 사설을 통해 "금융회사에 대한 직접적인 자금 지원이 능사가 아니다"며 "부실 경영을 해온 금융사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물어야만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박성완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