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13일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대형 금융기관들의 자산 상각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S&P는 이날 금융기관들의 상각액이 이미 상당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진단을 내렸다.

이 소식으로 칼라일 캐피털의 부도 임박 등 악재에 허덕이며 급락하던 뉴욕 증시의 낙폭이 줄기도 했다.

S&P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 상각액이 285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제 절반은 지난 것이라고 밝혔다.

S&P는 다만 서브프라임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파생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DO)의 손실 전망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자산 상각액 추정치를 2650억달러에서 2850억달러로 200억달러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경색으로 헤지펀드가 '줄도산' 위기를 맞고 있어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모노라인(채권보증업체)에 이어 헤지펀드가 3차 글로벌 신용위기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명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출신들을 주축으로 뉴욕에서 120억달러를 운용하고 있는 드레이크 매니지먼트는 전날 투자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최대펀드인 '글로벌 오퍼튜니티 펀드'의 청산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투자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환매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5억6000만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GO캐피털도 투매를 막기 위해 올해 말까지 투자자들의 환매를 금지했다.

콜로라도의 지방채 전문 헤지펀드 블루리버 애셋 매니지먼트도 주요 펀드가 80%의 손실을 입자 환매중단을 결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한 달간 청산되거나 비 자발적으로 자산을 매각 또는 신규자금 수혈을 요청한 헤지펀드가 10여개에 달한다"고 전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