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국내 대기업 설비투자가 지난해에 비해 2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LCD 등 디스플레이(100.8%), 조선(78.4%), 철강(60.0%) 등 업종의 투자 증가가 두드러져 제조업은 24% 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시장 악화 여파로 투자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제조업의 경우 유통 분야가 31.6%로 투자 증가폭이 클 것으로 보여 10.9%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지식경제부는 업종별 매출액 상위 203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지난해 대비 19.9% 늘어난 62조5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10일 밝혔다.

200대 기업 설비투자는 2005년에 23.5% 증가한 이후 2006년 10.9%로 증가폭이 줄었으며 지난해의 경우 0.7%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투자 확대 배경에 대해 "신정부의 감세 및 규제 완화 등 기업친화적 정책 기조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 심리 회복"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과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에 따른 금융시장 동향 등 대외 환경 불안은 기업 투자에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급증’=디스플레이·조선·철강

베이징올림픽과 유로2008 등 국제 스포츠 특수와 일본 샤프의 10세대 라인 투자 확대 및 마쓰시다의 신규 진출에 대비한 적극적 투자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이후 계속된 대규모 신규 투자가 지난해 급격히 위축된 것도 올해 투자 급증 전망의 배경이다.

조선은 생산량 급증과 대형화에 대응한 설비투자 규모가 사상 최초로 3조원을 돌파하고, 철강 역시 당진 일관제철사업 투자 지속과 전기로 제강 업계 신규 설비 증설 등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섬유는 한미FTA 타결에 따른 수출 증대 기대감과 고기능성 제품 생산을 위한 화학섬유 분야 투자가 크게 늘 것이란 분석이다.

◇‘투자 양호’=자동차·기계·석유화학

자동차 설비투자는 신차 효과로 인한 내수 판매 회복, 신흥시장 진출에 따른 수출 증대로 22.2% 늘 것으로 전망됐다.

기계 업종은 조선산업 호황과 중동 산업 인프라 확충에 따른 수출 호조 등으로 33.4% 증가하고, 석유화학은 중동 제품과의 경쟁 격화에 대응한 공격적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소폭 증가’=에너지·정보통신

에너지 부문은 정유 및 기타 발전 설비의 투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신규 원전 투자가 대폭 증가해 7.0% 증가가 예상됐다.

정보통신 업종의 경우 IPTV(인터넷TV) 확대 공급과 신규사업 발굴을 위한 서비스 관련 투자가 확대되고, 프리미엄폰, 3세대폰 등 생산 증대를 위한 통신기기 분야도 소폭 투자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 부진’=반도체·가전·항공

반도체는 시장 악화 여파로 지난해에 비해 7.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해외 후발 업체들의 투자 축소와 공정 전환 애로 등 생산량 감소로 하반기 이후 수급 안정을 회복한다면 지난해 수준 회복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가전 역시 선진국의 성장률 둔화와 중국 등 해외 현지공장 설비투자 증가로 인해 국내 투자는 3.4% 가량 줄어들고, 항공도 고유가 영향으로 14.7% 가량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