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그룹 5개사의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회사측에 공동 위임키로 결정했다.

LG전자가 2년 연속 임금동결을 결의한데 이어 동국제강그룹도 대타협을 이뤄 올 춘투가 소프트랜딩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10일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동국제강 유니온스틸 유니온코팅 국제종합기계 동국통운 등 5개사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올해 임단협 무교섭 타결 등을 골자로 하는 '노사 대타협 선언식'을 가졌다.

이번 선언에 앞서 5개사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18일 동국제강 인천제강소에서 만나 노사화합선언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그동안 개별 업체 노조 차원에서 무교섭으로 임단협을 타결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그룹 계열사 노조가 일괄적으로 임단협 관련 사항을 사측에 위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대타협으로 동국제강 노사는 14년째,유니온스틸은 15년째,국제종합기계는 9년째,동국통운과 유니온코팅은 각각 8년째와 5년째 '무교섭 임단협 위임'이라는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동국제강 노조는 1994년 국내 산업계 최초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데 이어 지금까지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 5개사 노조위원장은 선언문에서 "그룹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노조가 앞장서 노력하고 신 정부의 기업정책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임단협을 회사에 위임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그룹이 외환 위기의 파고를 넘은 것도 노사 상호간 신뢰와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 성공적인 경영실적 등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상생의 노사문화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노사협의회를 열고 올해 사무직 임금을 3% 올리기로 합의했다.

이는 작년 임금인상률(2.25%)보다는 높지만 지난해 물가 상승률(3.3%)을 감안하면 사실상 동결 수준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