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전기가 최근 휴대폰 사업 포기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산요전기도 휴대폰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 휴대폰 제조사들은 속속 관련 사업에서 손을 떼는 양상이다.

반면 애플과 중국 토종 휴대폰 제조사인 중흥통신(ZTE) 등은 세계 휴대폰 제조업체 톱 10에 진입하며 시장의 판세를 바꾸고 있다.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미쓰비시전기는 최근 휴대폰 개발 및 생산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산요전기처럼 사업부 매각 형태로 휴대폰 사업을 포기한 사례는 있었지만 사업부 매각 절차 없이 완전 철수를 결정하기는 일본에서 미쓰비시전기가 처음이다.

일본 언론은 미쓰비시전기의 휴대폰 사업 철수 이유에 대해 "일본 내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가 1억명을 돌파하는 등 과포화 상태에 달해 휴대폰 신규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경제성 없는 휴대폰 사업을 포기하고 수익성 높은 분야에 경영자원을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미쓰비시전기는 한때 일본 내 휴대폰 출하 대수 기준으로 5위권에 들기도 했지만 2006년엔 300만대 수준으로 급감,하위권을 맴돌았다.

현재는 생산 규모를 축소해 NTT도코모 전용 단말기만 생산 중이다.

미쓰비시전기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휴대폰 사업 포기로 발생하는 휴대폰 개발인력 등 관련 자원을 신성장 산업으로 꼽히는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미쓰비시전기의 휴대폰 사업 철수로 인해 일본 내 휴대폰 산업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들어 중국 시장에서 마지막 일본 휴대폰 업체로 명맥을 이어오던 교세라가 중국 사업 철수를 선언했고,산요전기는 휴대폰 사업 전격 중단 선언과 함께 해당 사업부를 교세라에 매각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휴대폰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중국의 경제 대국 부상과 맥을 같이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애플과 중국 토종 휴대폰 메이커 중흥통신(ZTE),캐나다 리서치 인 모션(RIM) 등은 지난해 4분기 세계 휴대폰 제조업체 톱 10에 나란히 등극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부분은 중국 ZTE가 톱 10 제조사에 꼽힌 것이다.

ZTE는 인도와 같은 신흥시장에 40달러 이하의 저가 휴대폰으로 물량 공세를 퍼부으면서 세계 휴대폰 업계에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모토로라와 같은 휴대폰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ZTE와 같은 신흥 주자들이 빠르게 시장에 침투,세대교체 징후가 감지되는 것이다.

가트너는 ZTE가 안방 시장인 중국뿐 아니라 인도 등지에서도 메이저 휴대폰 업체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