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가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 매도보다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에 따르면 지난 2004년 4분기부터 '팔자'로 일관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이제 한국 시장에 투자했던 원금을 거의 회수한 상태다.

1998년 5월 외국인 투자한도 폐지 이후 외국인들의 누적매매는 이미 순매도로 돌아섰으며, 아직은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는 1992년(주식시장 대외 개방 시작) 이후 누적 매매도 올 상반기 중 매도 우위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는 제로에 근접하고 있지만 아직도 유가증권시장내 보유 금액은 261조원에 달하고 있다"면서 "이는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선 2004년 이후 증시가 급등하면서 생긴 평가이익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내매매로 집계되지 않는 직접투자분을 제외하고서라도 외국인들은 현재 약 234조원 가량의 평가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2005년 이후 장세는 철저하게 기관 중심으로 움직여왔고, 지나치게 외국인들에게 편중돼 있던 국내증시의 왜곡된 소유 구조가 정상화된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도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들의 '팔자'가 포트폴리오 조정이나 정상적인 차익 실현이 아니라 주식이라는 위험 자산 자체에 대한 기피의 일환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판단.

여기에 최근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 경향이 심화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수요 기반이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생각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46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MMF잔고가 최근 두달간 65조4000억원까지 급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나타났던 국내 유동성의 주식시장 쏠림 현상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이와 관련해 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관심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여러가지 기대감과 실망감들이 혼재돼 있지만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이 완만한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지적하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 경우 이는 주식시장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