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섬유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도록 정부 지원을 적극 유도하고,생산적이고 효율적 지원이 되도록 '교통정리'도 하겠습니다."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총회에서 11대 회장에 선임된 노희찬 삼일방직 대표이사 회장(65)은 "사양길로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산업 인프라와 기술력 등 한국 섬유산업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46년간 섬유업계에 종사한 노 회장은 올해 3년 임기를 마친 경세호 회장의 후임자로 일찌감치 추대됐으나,수차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일단 회장직을 수락하자 준비된 '섬유업계수장'으로서 섬유업계가 처한 현실과 발전 대책들을 쏟아냈다.

그는 "국내 섬유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노후설비를 교체하는 등 '시설 선진화'가 시급하다"며 "섬유업계 시설교체자금을 차등금리로 지원하는 등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노 회장은 이어 "섬유산업에 대한 지원은 생산성이 높고,세계시장에서 통하는 경쟁 부문으로 집중돼야 한다"며 "자금 지원 등에 앞서 업계의 자율적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첨단 신제품 개발에만 매달리는 업계의 '연구개발(R&D) 지상주의'에도 쓴소리를 했다.그는 "시장이 필요하지 않은 제품은 개발해봤자 소용없다"며 "마케팅과 연계한 R&D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영남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섬유업계에 투신,대구지역 섬유산업 부흥을 이끈 대표 섬유기업인으로 꼽힌다.그는 현재 삼일방직과 삼일염직 대표이사 회장,대한방직협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