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최곤경씨.그는 성남에 있는 집을 팔고 싶지만 2주택자에 해당되어 세금이 많다하니 고민이다.집을 헐고 땅으로 팔면 된다는 말을 들었지만 나대지 상태로 팔면 마찬가지로 세금이 많이 나올까봐 걱정이다.

최씨의 경우 집을 부수면 절세효과가 크다.물론 최씨가 걱정하는 것처럼 원칙적으론 건축물없이 땅만으로 팔면 나대지가 돼 비사업용 토지로서 60%의 무거운 세율을 적용한다. 그러나 주택을 포함한 건축물이 멸실 또는 철거되거나 무너진 경우 2년 동안은 사업용으로 봐 준다.60%의 양도소득세율 대신 사업용에 적용하는 기본세율(9~36%)로 세금을 낼 수 있는 것이다.또 주택으로 팔았을 경우 적용할 수 없었던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땅으로 팔면 적용 가능하다.

반대로 서울집을 팔 때도 절세가 가능할까.성남집은 철거되어 더 이상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2주택자에 해당하지 않아 서울집을 팔 때도 기본세율의 적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만약 서울집이 3년 이상 보유 및 2년이상 거주 등 1가구1주택 요건을 갖춘 경우 세금 없이 팔수도 있다.

도시에 집을 한 채 갖고 있으면서 농촌에 집을 갖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 때도 마찬가지다.농가주택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의 주택을 팔면 1가구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지만 농가주택을 헐어버리면 1주택자가 되어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있다.

재개발ㆍ재건축 대상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또 다른 일반주택을 소유한 경우는 어떨까.이 경우에도 집이 헐리고 나면 세금이 줄어든다.2005년 12월31일 이전에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재건축 등의 조합원 주택은 집이 멸실되면 주택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재개발 등의 주택이 완공되기 전에 다른 주택을 양도하면 마찬가지로 세금이 없거나 적은 세금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하지만 2006년 1월1일 이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주택의 입주권은 주택으로 보아 주택수에 포함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주택을 부순 경우에는 등기소에 멸실등기를 하고 건축물관리대장 등의 공부(公簿)까지 잘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멸실사실을 입증해야 할 수 있는데 상당히 번거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행 세제상 주택 수가 많을수록 세금은 폭증하는 상황이라면 집을 부숴 주택 수를 줄이게 되면 많은 경우 절세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한 번쯤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현회계법인 현상기 세무본부장